트럼프∙마크롱 '엄지 전쟁'…정상회담서 15초간 악수 대결, 왜

2025-02-25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78)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47)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악수 대결'로도 주목 받았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두 정상의 '악수 전쟁'엔 외교적·정치적 긴장 관계가 반영돼 있단 분석이다. AFP통신은 이날 "트럼프와 마크롱은 세계 다른 정상들이 만났을 때보다 유독 노골적으로 바디 랭귀지를 권력 과시의 도구로 사용한다"며 "이는 악수로 상대를 기선 제압하려는 트럼프에 어떤 정상보다 마크롱이 맞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와 마크롱의 '악수 외교'를 사진과 함께 짚어본다.

'줄다리기 악수'…전문가 "우월한 권력 과시"

이날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 앞에서 마크롱을 맞이했다. 악수를 나누면서 트럼프는 마크롱의 어깨에, 마크롱은 트럼프의 팔 윗부분에 손을 댔다. 두 정상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지만 악수하는 상대의 팔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기도 했다. 이렇게 두 정상은 약 15초간 악수를 나눈 뒤 트럼프가 먼저 손을 뺐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줄다리기 악수'라고 평했다. 악수 시간이 신경전을 벌이듯 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를 반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을 맞은 이날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는 "조속한 종전"을 촉구했다. 반면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마크롱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보장"을 강조했다. 마크롱은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트럼프의 발언을 중단시키고 바로잡기도 했다.

바디 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두 정상의 악수와 관련 영국 데일리메일에 "이는 '죽음의 악수'였다"며 "우크라이나전 등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이번 두 정상의 악수는 처음부터 우월한 권력을 과시하는 신호들로 가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마크롱의 어깨를 두드린 건 부모와 같은 지배력을 암시한 것이며 마크롱도 즉시 트럼프의 팔 윗부분을 움켜줘 자신이 위축되지 않았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무실에 앉은 트럼프와 마크롱은 서로의 손을 움켜쥐는 '어색한 악수'도 나눴다. 미 언론은 정상끼리의 만남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악수를 두고 "전 세계인에게 익숙한 '엄지 싸움'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손등이 하얗게 될 때까지…마크롱 손가락 자국도

트럼프와 마크롱은 지난 2017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눴다. 당시 두 정상은 손등이 하얗게 될 정도로 서로의 손을 꽉 잡았고 턱을 앙다문 채 억지 미소를 지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가 먼저 손을 풀려고 시도했지만 마크롱이 놓아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크롱은 이 회담 후 현지 언론에 "내 악수는 순수한 게 아니었다"며 의도적인 행동이었음을 인정했다. 당시 두 정상이 만나기 전 트럼프는 "유럽의 동맹국들이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같은 해 7월 트럼프가 프랑스에서 열린 혁명기념일(바스티유 데이) 행사에 참석했을 땐 그와 마크롱의 악수 시간이 30초나 돼 화제였다. 특히 트럼프는 마크롱의 손을 잡은 채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도 동시에 악수를 나눴다. 얼마 후 트럼프는 언론에 "마크롱은 내 손을 잡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마크롱이 트럼프의 손을 너무 꽉 쥔 나머지 트럼프의 손등에 마크롱의 손가락 자국이 남기도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2월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서 재회했는데, 당시 트럼프가 악수하는 마크롱의 손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겨 신경전을 벌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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