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인 간 살인·살인미수 42%, 범행 이전 폭력 행위"

2024-09-17

부부·연인 등 ‘친밀한 파트너’ 사이에 발생한 살인 또는 살인미수 사건 가해자 중 90% 이상이 남성이며 10건 중 4건은 범행 이전에 가해자의 폭력 행위가 선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김혜진 연구관의 ‘친밀한 파트너 폭력의 살인 위험요인 탐색 연구’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김 연구관이 2015∼2021년 부부나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살인미수 사건의 형사 1심 판결문 650건(살인 444건·살인미수 206건)을 분석한 결과 274건(42%)은 범죄 발생 이전에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신체적 폭력을 당한 전력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성폭력과 스토킹을 당한 경우는 각각 17건, 143건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취소한 경우는 64건 있었다.

범행 관계를 보면 친밀한 파트너 간 살인·살인미수는 배우자 사이에서 발생한 경우가 2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연인 관계(131건), 전 연인 관계(84건), 사실혼 관계(7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범행이 일어난 장소는 동거하는 집(321건), 피해자 집(130건), 피해자 직장이나 야외(이상 45건) 순이었다.

범죄가 일어나는 동안 피해자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466건을 살펴보면 284건(61%)은 전혀 저항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손발로 방어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물리적으로 저항한 경우가 98건(21%), 언어적 저항 62건(13%), 현장에서 도망친 경우는 17건(4%)이었다.

전체 가해자의 92%(598건)는 남성, 8%(52건)는 여성이다. 가해자가 음주한 상태에서 범행한 사건은 250건으로 38%를 차지했다.

김 연구관은 “애인, 부부 관계에서 발생한 살인·살인미수 사건의 절반 가까이 위험 전조증상으로 가해자에 의한 무단 폭력 행위가 나타났다”며 “지속적인 112신고 기록이나 병원 치료 기록이 누적된 피해자에 대한 형사사법기관의 적극적인 신변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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