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자금 조달 빨간불···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현지 초토화

2025-04-08

인도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LG전자에 비상등이 켜졌다. 증시 입성이 초읽기에 접어든 와중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악재에 직면한 탓이다.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작년 12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한 뒤 최근 예비 승인을 받은 이래 현지 당국과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상장할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인도 매체 포춘 인디아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LG전자가 이달 하순 서류 제출을 마치고 공모가 밴드와 발행일, 규모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4월말엔 증시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언이다.

LG전자는 신주 발행 없이 인도법인 지분 15%를 매각하는 방식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선 LG전자가 이를 통해 1500억 루피(약 2조50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성사 시 LG전자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인도 증시에 합류하는 두 번째 한국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짙어지고 인도 역시 그 영향권에 진입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수입 품목에 거액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인도산 제품에 대해서도 26% 세금을 붙이기로 해서다.

물론 관세 자체가 LG전자 인도 법인에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공장의 생산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되진 않아 상호관세에 따른 부담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나아가 LG전자는 특화 제품을 개발하고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등 인도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다만 문제는 증시가 흔들린다는 데 있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다면 상장의 흥행도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센섹스30과 니프티50 등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는 지난 7일 3% 가까이 급락하며 우려를 키웠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따른 갈등 심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이에 일각에선 LG전자가 상장일을 정하는 데 신중을 기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지금으로서는 성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현지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인도 정부는 미국과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EU나 중국처럼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는 대신 절충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앙은행도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통화정책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 시장 IPO와 관련해선 아직 현지 당국의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외부에선 5월로 점치는데, 이달말이나 돼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있기 때문에 회사의 계획이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당시 "올해부터 기존 성장전략에 '지역'이라는 전략의 축을 더해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에서의 성장 가속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인도와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잠재력과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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