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 을사년 새해를 맞아 가족과의 나들이나 연인과의 데이트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었다. 겨울철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야외 스케이트장의 인기도 높다. 각 지자체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시민들을 위한 야외 스케이트장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개장하기도 전에 사전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입장료가 단돈 1000원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스케이팅은 자칫 방심하면 심각한 부상의 위험이 따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준비운동 없이 바로 빙판 위에 오르거나 스케이트 타는 법을 배우지 않고 무리하게 움직이면 균형을 잃고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넘어지는 경우 가벼운 타박상으로 끝날 수 있을지 몰라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던 사람과 충돌하거나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는 상황에서는 요추 부위에 강한 충격이 전달돼 허리를 ‘삐끗’하는, 이른바 ‘급성 요추염좌’를 초래할 수 있다.
급성 요추염좌는 척추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극심한 허리 통증을 동반한다. 낙상 외에도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교통사고 등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경미한 경우 휴식만 취해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통증이 점차 심해지거나 지속된다면 전문 의료진의 진료가 필수적이다. 방치하면 손상 부위가 확대되거나 만성화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이상 허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 증상(하지방사통)이 나타난다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손상되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낙상으로 인해 발생한 급성 허리 통증에 대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한 한의통합치료로 환자 회복을 돕는다. 특히 동작침법(MSAT)이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용도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동작침법은 환자의 손, 발, 목 등 5개의 혈자리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한의사가 환자의 능동적·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완화하고 운동 기능 및 통증을 빠르게 줄이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통증(PAIN)’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동작침법의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급성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동작침법을 실시한 지 30분 만에 환자들의 통증이 평균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통제를 처방 받은 환자의 통증 감소율은 8%에 그쳤다. 동작침법의 진통 효과가 진통제에 비해 5배 이상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케이팅은 겨울철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스케이팅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준비운동과 보호장비 착용이 필수적이다. 스케이트를 타기 전 충분히 몸을 풀어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고 헬멧, 손목·무릎 보호대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면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어린이나 초보자는 가급적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안전한 환경에서 스케이팅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철저한 준비와 예방을 통해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겨울 추억을 쌓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