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탄핵 여파로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연말 법인이 소비 버팀목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법인카드 국내 이용금액(신용·직불·체크카드, 세금 제외)은 22조 2879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약 7% 증가해 석 달 만에 상승 반전했다. 전년인 2023년 12월 20조 2071억 원과 비교해도 10.2% 늘었다.
법인카드 승인액은 지난해 △9월 22조 549억 원 △10월 20조 9922억 원 △11월 20조 8263억 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등 어수선한 시국에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12월엔 증가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산업계도 허리띠를 조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연말인 12월에는 기업들이 송년회나 선물 등에 대한 소비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임원은 “지난해 4분기 때 법인카드 이용 규정이 강화됐다”며 “법인카드 사용 한도를 20% 축소하고 다양한 세부 규정도 신설돼 법인카드 사용액을 줄이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카드 업계는 기업들이 내수 침체 극복을 위해 법인카드 사용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분기 말인 만큼 비용 처리에 대한 수요도 있고 각종 송년회 등도 있어 법인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 설이 1월이라 명절 선물 예산 집행을 지난해 12월로 당긴 경우가 많아 법인카드 승인액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