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금융인] 'ETF 왕좌' 노리는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2024-06-28

[FETV=심준보 기자] 지난해 6월 순자산 100조원을 돌파한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올해 4월 40조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지난 2020년 50%를 넘었던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의 'KODEX'의 시장 점유율은 38.89%(지난 24일 기준)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는 36.48%로 집계됐다. 양 사간 점유율 격차도 올 3월말 3.6%포인트(p)에서 2.4%p로 줄어들었다.

'TIGER' ETF를 이끄는 이준용<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ETF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3년 10월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11월에는 최창훈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 취임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ETF는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은 ETF 시장에서 혁신 상품 개발과 미래 투자 시장 선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4일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껌 팔듯이 장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면서 미래에셋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특정 자산운용사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했다. 업계에서는 그의 발언 중 ‘껌 팔듯이’ 라는 부분의 해당 운용사가 삼성자산운용사라고 추측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KODEX 미국S&P500TR' 등 4개 ETF 보수율을 연 0.0099%로 인하해 1억원을 1년간 맡겨도 수수료율이 9900원으로 1만원이 채 안나오도록 책정해 수수료 경쟁의 포문을 열었었다.

이 부회장의 발언은 단순히 수수료를 낮추기보다 차별화된 상품과 수익률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당시 간담회에서 최근 월 분배율을 높이기 위해 기초자산을 'TOP7' 등으로 소수 종목을 고비중으로 구성하거나 '엔비디아' 등 몇몇 인기 종목 등으로 바스켓(포트폴리오)을 짜고 나스닥 옵션을 파는 형태의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고객을 현혹하기는 좋다"라고도 표현하며 경쟁사들을 견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지난해 9월 국내 채권형 ETF 중 순자산가치 1위에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배당 ETF 시장에서는 'TIGER 미국나스닥100 커버드콜(합성)' ETF가 지난해 국내 ETF 연분배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보람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처음 발을 내딛었고 대우증권, 메리츠증권을 거치며 금융공학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특히 파생상품 관련 부서에 오래 재직했으며, 2002년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에 금융공학본부장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영국, 미국, 브라질 법인 등에서 CEO(최고경영자)와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를 역임하며 글로벌 감각을 키웠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연금 시장과 인공지능(AI) 기반 운용을 언급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금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장기투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에 집중해왔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ETF 운용사로 혁신적 상품들을 발굴하고 투자자들의 장기투자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AI 기반 운용과 관련해서는 2023년 8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운용사 '스탁스팟'을 인수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에 AI 운용사 '웰스스팟'을 설립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를 인수하고, AI 기반 운용 시스템 구축에 나선 첫 사례였다. 그는 "기술발전에 따라 AI를 운용사에 어떻게 적용하고 사업화하느냐가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그의 공격적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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