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속 살아남은 보금자리론···'깜짝 중단' 우려 커졌다

2025-07-16

보금자리론이 정부의 6.27 대출 규제를 피해가면서 쏠림 현상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과거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갑작스럽게 보금자리론을 중단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깜짝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책금융 상품 보금자리론의 지난 5월 신규 판매액은 1조3552억원으로 집계됐다. 보금자리론 실적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으로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보금자리론은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액이 6조37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인 6조5887억원과 맞먹는 수치다. 최근 계속해서 1조원 이상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내 판매액이 작년 실적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소득 요건이 없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던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된 이후 지난해 초 일부 요건이 조정돼 재출시됐다.

정부는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대출 규제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정책대출로 분류되는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대출의 한도도 축소됐는데 보금자리론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보금자리론 한도는 현재로서는 조정 생각이 없다"며 "보금자리론이 현재 가계대출을 견인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보금자리론의 수요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된 가운데 정책대출은 DSR 규제에서 제외되는 점이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금리 부문에서도 유리하다. 최근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연 4%를 웃돌고 있지만 보금자리론은 연 3.65(10년)~3.95%(50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전세사기피해자 등이 추가 우대금리를 받으면 최저 연 2.65(10년)~2.95%(50년) 금리가 적용된다.

일각에서는 보금자리론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 정부가 '깜짝 중단'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과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보금자리론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주금공은 시중은행 대출모집인을 통한 보금자리론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고 이에 정책대출마저 조인 것이다. 정부는 2016년에도 마찬가지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정책상품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보금자리론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다만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가계대출 증가액이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보금자리론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는 이달 14일까지 전달 대비 1조803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전달 대비 4조2316억원, 6월 5조7634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액이 줄고 있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향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당장의 흐름이 유지된다면 보금자리론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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