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호주에서 구강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성접촉으로 인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의료계가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3일 영국 구강 건강 재단에 따르면 영국의 연간 구강암 발병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섰다. 이는 20년 전과 비교해 133% 증가한 수치다. 재단 측은 "흡연과 과도한 음주가 여전히 주요 위험인자이지만 HPV 관련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HPV는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며 자궁경부암, 항문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암 연구 재단은 "현재 구강 및 인후암 사례의 70%가 HPV 감염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호주 시드니의 조 머레이(46·여)씨는 단순 감기로 여겼던 증상이 구인두암으로 판명돼 충격을 주고 있다. 머레이씨는 2019년 침을 삼킬 때마다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편도선과 혀 기저부, 림프절에 암이 전이된 것을 발견했다.
머레이씨는 "HPV가 성적 접촉으로 전파된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이를 터부시하고 있다"며 "성 건강에 대한 열린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두경부암의 주요 증상으로 △6주 이상의 쉰 목소리 △3주 이상 지속되는 구강 궤양 △구강점막의 적백색 반점 △지속적인 연하곤란 등을 꼽았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보다 두경부암 발병률이 2~3배 높다"며 "과도한 음주 역시 위험요인"이라고 경고했다. 남성은 하루 권장량의 3배, 여성은 2배 이상 음주 시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