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양경찰 72주년. 백년 해양시대를 준비하는 터닝 포인트

2025-08-31

흔히 나이를 가리키며 이립(而立, 30세)과 불혹(不惑, 40세) 지천명(知天命, 50세)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공자(孔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한 고사(논어 위정)에서 유래됐다.

이러한 말들은 성장의 관문(關門)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도 비슷해 종종 ‘어른’임을, ‘완숙미’를 표현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단지 나이가 많아진다고 모든 유혹에서 벗어나 하늘의 뜻을 아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장해가며 얻은 교훈과 경험이 더 나은 인격으로 이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이로 따지자면 올해 9월 해양경찰은 일흔 둘을 맞았다. ‘마음이 이끄는 행동에도 법도를 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 70세)을 이미 넘긴 나이다.

해양경찰은 지난 1953년 내무부 산하에서 출발해 72년간 우리 바다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왔다. 그 사이 3척의 목선에서 354척의 최신 경비함정과 24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대체할 수 없는 국가 중요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살렸고, 생업과 경제의 터전을 함께했다. 다음 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바다환경도 지켜냈다.

하지만 많은 해양사고로 소중한 목숨이 바다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또 재앙에 가까운 기름유출 사고로 환경이 파괴되기도 했다.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해양경찰을 좀 더 나은 국민 기관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과거의 발전이 현재의 영광이지만 지금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과거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이 미래를 위한 주춧돌로 이어져야 한다.

AI를 활용해 해양사고를 예측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며, 무인 함정과 항공기, 드론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양사고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해야 한다.

위성의 체계화된 감시는 효율적인 경비를 이끌고, 해양자원의 개발과 활용에 주변국과의 마찰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또, 해상을 통한 마약류 반입 등 조직적이며 전문화되어가는 국제성 범죄에 전략적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이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해양경찰의 사명이자 조직의 존립과도 닿아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같이 고민해야하는 목표이자 과제다.

해양경찰의 72년.

‘어른’임을 ‘능숙하고 무르익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국민과 함께 다시 백년의 해양시대를 준비하며 우리가 부족하고 자성해야하는 부분을 찾는 성찰의 시기로 여겨야 할 것이다.

9월 10일. 해양경찰 창설 기념일을 앞두고, 그간의 경험과 교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 옮기는 유연한 사고와 조직이 만들어 질 때 미래 해양경찰의 완숙함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훈 군산해양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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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해경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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