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연계 지역관광 경쟁 본격화 “전북 벤치마킹 필요”

2024-09-29

대구 세계 7대마라톤 마케팅으로 내외국인 유치

경주, 공주, 강원도 등 체육대회 행사로 체류형 관광객 잡아

전주 최근 트렌드 반영해 매력 살릴 수 있는 코스 다양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세대를 막론하고 달리기 열풍이 거세지면서 전국 자치단체들이 마라톤 대회와 지역관광을 연계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20~4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10km, 하프(21km)는 물론 42.195km 풀코스를 달리는 마라톤 대회가 인기를 끌면서 ‘자기와의 싸움’ 또는 ‘인내심’으로 대표됐던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했다.

이제는 달리면서 얻는 성취와 함께 ‘재미’의 요소가 포함되면서 단순히 도시를 달리는 것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의 경유 대회 참가자 중 체류형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성장세와 맞물리면서 마라톤 대회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은 스포츠 브랜드와 여행사들도 많아졌다.

봄, 가을에 전국적으로 마라톤이나 10km 등 중장거리 달리기 대회와 이벤트도 급증했다. 그러나 전북의 경우 일반인 참가자들이 즐길 수 있는 ‘메이저’ 마라톤 대회가 전무한 실정이다.

천년 도읍지라는 문화적 콘텐츠에 한옥마을 등 경관을 자랑하는 전주는 개발할 수 있는 코스도 많지만, 러닝 문화에서 후발주자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35회까지 열린 전북역전마라톤대회가 가장 긴 역사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대회는 엘리트 선수 중심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서울 동아마라톤 대회, JTBC 서울마라톤처럼 일반인 참가자도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를 기획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가 대구마라톤을 세계 7대 마라톤에 포함시키겠다며 무서울 정도로 투자하는 것도 대회에 투입하는 자금보다 향후 벌어들일 수익이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마라톤 접수비와 협찬사에 따른 홍보 수익이 만만치 않다는 것. 또 마라톤 행사는 보통 아침 7∼8시 전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수 참가자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전날 개최지에서 1박할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이미 2025년 대구마라톤대회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내년 2월 23일 열리는 이 대회의 예상 참가자는 4만 명에 달한다. 1위 상금은 2024년도와 동일한 16만 달러(약 2억 1000만원)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우승 상금이 가장 많은 미국 보스턴마라톤 대회보다 1만 달러 많다. 여행사들은 마라톤 대회 전 묵을 숙소와 이동 편을 결합한 상품은 물론 일본, 호주, 영국, 미국, 독일 등을 겨냥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마라톤 외에도 산악달리기나 서핑 대회지에서 휴식까지 즐기는 일명 애슬레저족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인 셈이다. 육상경기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애슬레틱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가 합쳐진 단어는 이제 새로운 관광 트레드 중 하나가 됐다.

전북에서는 장수군이 고원지대라는 특수성을 활용, 강원 태백 등과 같은 국내 대표적인 산악관광 메카에 도전하고 있다.

27일 선수등록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과 29일 사흘간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 4회 장수트레일레이스에는 18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과 함께 온 가족 등을 고려하면 20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인구 2만의 장수군에 3박 4일이나 머무는 것이다.

장수군은 트레일 레이스 사업과 연계한 트레일 빌리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이 사업은 지난해 로컬브랜딩사업 공모 선정에 이어 올해 지역특성살리기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일반 마라톤 대회의 경우 산악 관련 대회보다 일정은 짧지만 한꺼번에 수만여 명의 참가자를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마라톤 대회를 연다고 해서 참가자들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는 게 러너들의 지적이다.

마라톤 경력 5년의 A씨(45)는 “개최 날짜와 코스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주최사가 신뢰할 수 있는 곳인지, 부대 기념품이 실속있는지도 참가에 큰 요인이다”면서 “대회의 권위와 함께 20대나 30대 젊은 층의 감각도 제대로 반영해야 흥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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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관광상품연계

김윤정 kking152@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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