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의 필승계투조 조상우(31)는 지난 25일 대구 삼성전, 2-2로 맞선 9회말 선두 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쓰라린 패전을 안았다. 셋업맨이 무너진 KIA는 24승26패(승률 0.480)로 다시 ‘5할 승률’과 멀어지며 8위까지 추락했다.
조상우는 올시즌 27경기(23이닝) 3승4패 13홀드 평균자책 3.91을 기록 중이다. LG 김진성(14개)에 이어 홀드 2위에 올라있지만, 5월 들어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10경기에서 평균자책 0.96을 기록했던 조상우는 이달 12경기 평균자책이 7.20까지 치솟았다.
KIA는 2024시즌이 끝난 뒤 기존 필승조 장현식이 LG로 이적하며 생긴 공백을 키움과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조상우로 메웠다. KIA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까지 1년밖에 남지 않은 조상우를 영입하고자 현금 10억원과 2026 KBO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넘겼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2013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조상우는 세이브왕에도 올랐던 국가대표 출신 구원 투수다. 지난해까지 343경기 33승25패 54홀드 88세이브 평균자책 3.11의 성적을 거뒀다. 커리어에 준하는 활약만 해줘도 장현식이 빠진 KIA 불펜에 보탬이 될 선수였다.
조상우는 곧바로 KIA의 핵심 불펜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9이닝당 볼넷이 6.26개에 달하고,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1.70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조상우의 통산 9이닝당 볼넷은 3.46개, WHIP는 1.25였다. 이대로라면 KIA의 ‘조상우 카드’는 실패다.
조상우의 기복보다 더 큰 문제는 그를 대신할 선수가 현재 KIA 불펜에 없다는 것이다. 올시즌 KIA 구원진 평균자책은 5.72(9위)까지 치솟았다. 전상현도 27경기 3승2패 7홀드 평균자책 4.91로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좌완 핵심이던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빈자리가 갈수록 보인다.
KIA에는 정해영이라는 걸출한 마무리 투수가 있다. 정해영은 올시즌 22경기 1승2패 14세이브 평균자책 1.90으로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정해영 바로 앞에서 경기를 잇는 조상우가 계속 흔들리면 KIA 불펜은 믿고 맡길 불펜 투수가 없어진다. 조상우도, KIA도 서둘러 답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