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지개를 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지개’는 본래 오랫동안 굽힌 몸을 쭉 펴는 동작을 뜻하는 말이다.
즉, 단어 안에 이미 '펴는 동작'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으므로 ‘기지개를 피다’는 중복된 표현이 된다.
'피다'는 보통 꽃, 웃음, 불꽃처럼 자연스럽게 벌어지거나 생겨나는 대상에 쓰이는 말이기에 '기지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 ‘켜다’는 팔다리를 쭉 뻗는 행위를 나타내며, '기지개'와 결합할 때 가장 자연스럽고 정확하다.
그렇다면 ‘등을 펴다’는 왜 맞는 표현일까?
‘펴다’는 굽혀진 것을 곧게 만드는 동작에 적합한 동사다.
‘등’처럼 구부릴 수 있는 신체 부위에는 ‘펴다’가 올바르게 쓰일 수 있다. 즉, ‘등을 펴다’는 정확한 표현이다.
다음은 사전적 의미다.
● 기지개
► 명사
: 피곤할 때에 몸을 쭉 펴고 팔다리를 뻗는 일.
・ 기지개를 켜다.
박 대위는 오금이 저린 얼굴을 하며 깍지를 끼고 몸을 떨며 기지개를 켰다. ≪신상웅, 히포크라테스의 흉상≫
어원
・ 관용구기지개를 켜다
서서히 활동하는 상태에 들다.
· 경기가 바닥을 찍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 켜다
► 동사
: 팔다리나 네 다리를 쭉 뻗으며 몸을 펴다.
・ 기지개를 켜다.
・ 그는 일어나 기지개를 한 번 켜고 나서 창문을 열었다.
・ 하품을 하며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고 그대로 길게 침대 위에 눕는다. ≪유진오, 화상보≫
● 펴다
► 동사
【…을】
① 접히거나 개킨 것을 젖히어 벌리다.
・ 날개를 펴다.
・ 우산을 펴다.
・ 접은 종이를 펴다.
② 구김이나 주름 따위를 없애어 반반하게 하다.
・ 얼굴의 주름살을 펴다.
・ 다리미로 구김살을 펴다.
・ 양철을 망치로 두드려 펴다.
③ 굽은 것을 곧게 하다. 또는 움츠리거나 구부리거나 오므라든 것을 벌리다.
・ 주먹을 펴다.
・ 허리를 펴다.
・ 구부러진 못을 바르게 펴다.
・ 다리를 쭉 펴다.
・ 어깨를 활짝 펴다.
④ 생각, 감정, 기세 따위를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주장하다.
・ 꿈을 펴다.
・ 뜻을 펴다.
・ 반론을 펴다.
・ 소신을 펴다.
・ 그는 납득하기 힘든 논리를 펴고 있다.
【…에 …을】
① 넓게 늘어놓거나 골고루 헤쳐 놓다.
・ 마당에 돗자리를 펴다.
・ 멍석에 고추를 펴다.
・ 방바닥에 이불을 펴다.
② 어떤 것을 널리 공포하여 실시하거나 베풀다.
・ 전국에 계엄령을 펴다.
③ 세력이나 작전, 정책 따위를 벌이거나 그 범위를 넓히다.
・ 그 지역에 세력을 펴다.
・ 전국에 수사망을 펴다. [자료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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