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후 심리상담사/칼럼니스트/논설위원

40대 직장인이 칼럼을 보고 상담실을 방문해 불안하지 않은 인생 2막을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흔은 인생의 두 번째 갈림길과 같아 두려움과 중압감이 큰 시기다. 마흔을 맞이하여 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년에 닥칠 문제들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 마흔의 강을 건널 때는 더하기보다는 빼기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서서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동안 속도에 매몰되어 지나쳐 왔다면 지금부터라도 속도를 줄이고 인생의 전반적인 것에 대한 총론을 생각해야 할 시기다. 잠시 멈추어서 바라보면 보지 못했던 풍경이 보이며 드디어 전반적인 풍경이 내 안에 들어와 아무런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때 비로소 객관적인 나도 보게 된다. 이때가 바로 나의 전반적인 성적표를 보게 되며 어느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오답노트를 정리해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생 2막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마흔에는 철학 없이 인생 2막을 건널 수 없다. 과거의 상처에만 고립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고 즐겁게 해왔던 일들을 찾아 자신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 성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상처 입은 과거도 치유된다. 인생은 어쩌면 미완성적인 자신을 끊임없이 완성도 있게 성장시켜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렇기에 자신의 일에서 가치를 찾아 의미를 부여하다 보면 꽤나 완성도 있는 인생 2막을 보내게 될 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일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면 당신의 2막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울 것이다. 풍요로운 40대를 살기 위해 몇 가지 지혜를 소개해 보자면, 첫째, 건강을 돌본다. 소중한 존재는 너무도 익숙해서 너무 늦게 깨닫는다. 둘째, 선택 그 자체보다는 선택 이후가 더 중요하다. 셋째, 걱정의 90%는 일어나지 않기에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넷째, 인생의 정답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누군가의 행복의 비결이 나의 행복의 비결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스스로 행복의 비결을 찾아야 한다.
마흔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타이밍과 행운이 잘 맞아준다면 홈런도 칠 수 있는 시기다. 안타일지라도 나쁠 것은 없지만 마흔에는 어떤 식으로든 나의 그동안의 노력이 열매를 맺는 시기다. 또 그래야만 한발 더 나아가 오십을 살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여기까지 오는 그동안의 시간이 아무런 보상 없이 힘들었을지라도 묵묵히 목적을 가지고 가다 보면 분명 어느 순간 보상이 찾아온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나도 모르게 생긴 고정관념이다. 마흔이 넘어갈수록 자신도 모르게 자신만의 고정관념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은 함께 나아가야 할 20~30대 젊은 청년들과 멀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나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고집하기보다는 먼저 귀를 열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통해야 한다. 즉 어느 정도 삶의 경험이 쌓였다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보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철학은 갖되 융통성 있게 다양성의 문은 열어놓아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가슴까지라고 한다. 멋지게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은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을 가지며 내면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