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가 아버지인 고(故) 서세원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서동주는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서 공개한 ’상실과 좌절뿐인 인생을 끌어안고 다시 일어나 살아가는 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했다.
이날 영상에서 서동주는 과거 화제가 됐던 글 '나는 아빠와 닮은 점이 참 많았다'를 떠올렸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에 들어갔던 글 중에 하나였다. 그 때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였는데,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걸 애증이라고 하지 않나. 너무 좋은데 너무 싫기도 하고, 너무 잘 보이고 싶기도 한데 너무 밉기도 하고. 너무 복잡한 감정이 들어서 늘 힘들었다. 아빠를 바라보면 나와 닮은 면이 많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아지고, 그렇지만 내가 그 사람을 닮았다는 것에서 오는 복잡한 마음이 있다고 할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미워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쓰고, 실망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고 썼다. 그런 마음이 더 있었다"고 했다.
서동주는 "그 글을 썼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써줘서, 솔직하게 써줘서 고맙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한건데 왜 고맙다고 하지'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에 좋은 어머니, 아버지 상에 대한 노래나 시나 글은 너무 많은데 그렇지 못한 자녀들을 위한 내용은 많이 없는 것 같더라. 그래서 위로를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써서 아버지 이야기가 조금 들어있다. 저도 사실 놀랐다. 시작과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네꼭지 정도에 아버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 쓰고 보니 아버지 이야기가 많더라. 편집자님이 다른 결이라서 괜찮다고 하셨다. 그것 때문에 괴로워도 하고 딛고 일어서기도 하고 잊고 다시 나아가기도 하는 여러가지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두번 치렀다. 캄보디아와 한국에서 치르는 과정 속에서 내가 키우던 '클로이'라는 노견이 아팠다. 장님에 귀도 안 들리고 아픈 강아지였다. 예전에 학대도 받고 강아지 공장에 모견으로 있었던 강아지인데, 내가 없으니까 얘가 많이 아파졌다. 결국에는 죽을 고비가 왔다. 아버지 발인 하고 같은 날 클로이도 장례를 치렀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렇게 두 번의 일을 치르면서 너무 사는 게 허망하더라"며 "내가 여태까지 왜 애쓰고 살았나, 사람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고, 건강하던 클로이도 몇 주 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리고, 세상을 홀연히 뜨고 싶다는 생각을 저도 자꾸 하게 됐고, 엄마는 암으로 아프시고, 그때 금전적으로 어려운 시기여서 사는 이유가 뭔지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말 죽지 않으려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며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서세원은 지난 2023년 4월 캄보디아 프놈펜 미래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갑작스레 사망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