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오픈AI에 몸담았던 직원들이 머스크 편을 들고 나섰다. 오픈AI의 방향성에 대한 이견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들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도 창립했다. 오픈AI가 AI 경쟁에서 성공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갈등과 견제의 수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픈AI의 전 직원 12명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오픈AI가 기존의 비영리 지배구조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픈AI의 비영리 법인이 그 지배적인 역할을 영리 구조에 빼앗기는 변화에 동의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사명을 근본적으로 위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오픈AI 설립에 참여했다가 2018년 이 회사의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이후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자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오다 지난해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의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해 챗GPT 대항마로 그록을 선보였으며, 지난 2월에는 오픈AI 인수 제안을 하기도 했다.
오픈AI는 머스크가 오픈AI를 괴롭히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고 오픈AI 자산을 노린 가짜 인수 시도까지 하고 있다며 머스크의 불법·부당한 행위를 중단시켜 달라는 내용의 맞소송을 지난 9일 제기했다.
오픈AI는 비영리 법인 이사회가 영리 법인을 통제하는 독특한 구조다. 지난달 4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오픈AI는 투자금을 모두 받으려면 연말까지 영리법인으로 전환해야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오픈AI를 떠난 핵심 인력들은 잇따라 AI 스타트업 창립에 나섰다. 오픈AI는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을 우선에 두고 안전성을 뒤로 한다는 내부 반발이 있었다.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미라 무라티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싱킹 머신 랩(Thinking Machines Lab)은 20억달러 규모의 초기(시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역대 AI 스타트업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에는 오픈AI 출신만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3년 올트먼 축출 시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의 AI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는 구글 클라우드와 손을 잡았다. 구글의 자체 AI 칩 텐서플로우 처리장치(TPU)를 연구에 활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SSI는 ‘안전한 초지능’ 개발을 목표로 내걸어 오픈AI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 보였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