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고·플랫폼 노동자 76% “5년 뒤 현 소득 유지 어려워”…전문가들 “근로자성 인정하고, 사회보험 사업장가입자 전환해야”

2025-11-06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향후 5년 뒤엔 자신의 현재 소득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이들의 월 평균 소득에서 업무를 위한 개인 지출 비용을 뺀 한달 순소득은 약 183만원 수준이다. 소득이 낮고 불안정성이 높아 노후준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에서 6일 열린 ‘특고·플랫폼 노동자 노후소득 준비 지원방안 토론회’에서 공개된 ‘노후소득 준비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특고·플랫폼 노동자의 월 평균 소득은 346만원, 업무를 위한 개인지출은 평균 163만원이었다. 업무 소득에서 개인지출을 뺀 순소득 평균은 183만원이었다. 이들 중 66%는 매달 버는 소득에 차이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설문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업장을 중심으로 30~60대 특고노동자 12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향후 1년간 본인이 벌어들일 소득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지 질문한 결과, 전혀 또는 거의 예측할 수 없다는 응답이 46%로 절반에 가까웠다. 지난 1년간의 소득을 향후 5년간 비슷한 수준으로 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질문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이 56%로 절반을 넘었고,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20%로, 둘을 합하면 76%에 달했다. 확실히 또는 대체로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소득 불안정성이 그만큼 높다는 걸 시사한다. 응답자 10명 중 3명(28%)은 신용불량자가 되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명(19%)은 개인회생신청을 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노후 준비는 대체로 미흡한 상태였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람이 62%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약 70%로 가장 높았다.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37%) 중에서도 경제적 준비가 충분하다는 응답은 6%로, 전체의 2.49%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거나 보험료 미납 상태로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비율은 약 23%였다. 국민연금 납부 집단에서도 90%는 연금으로 최소 노후생활비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험료를 미납하고 있는 사람 중 66%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택배노동자 윤중현씨는 “주변에도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모두 지역가입자로 돼있어 보험료를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부담해야하고, 퇴직연금은 해당사항이 없으며, 개인연금은 불안정한 소득으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문서비스노동자 김종희씨는 “한달 평균 수익 250만~350만원에서 유지비용 50만~70만원을 부담하면, 남은 돈으로 한달을 사는데 유지하거나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며 “안정적인 임금체계가 아니니 개인보험·연금·적금 등도 장기계약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했다.

유희원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특고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특정 사업주나 플랫폼에 종속돼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에 있음에도 근로기준법상 고용관계 밖에 위치해 사회보험의 보호망에서 배제되는 차별을 겪는다”며 “이들을 사회적 보호의 틀 내로 포섭하는 게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민기채 한국교통대 교수는 이들에 대해 국민연금 사업장가입자로 전환할 것과 원청 책임의 퇴직연금 및 중소기업퇴직연금 기금 적용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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