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영화 '워킹 톨'의 모티브가 됐던 미국 테네시주의 보안관이 아내를 살해한 진범이었다는 사실이 58년 만에 밝혀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1964년부터 1970년까지 테니시주 맥네어리 카운티에서 근무한 보안관 부포드 퍼서가 지난 1967년 아내 폴린 멀린스 퍼서(당시 33세)를 살해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기소장을 제출했다.
부포드는 1973년 할리우드 영화 '워킹 톨'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키 198cm, 몸무게 113kg의 거구로 보안관 이전에는 프로레슬러로도 활동했다.
영화 '워킹 톨'은 미 육군 출신의 퍼서 보안관이 밀주, 불법 도박, 매춘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거대한 방망이로 범죄를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1973년 작에서는 배우 조 돈 베이커가, 2004년 리메이크작에서는 드웨인 존슨(더락)이 주인공 부포드를 연기했다.
부포드는 아내가 사망한 지 7년 후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검찰은 그가 살아있었다면 충분히 살해 혐의로 기소가 가능할 수준의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사건의 전말을 대중에게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부포드는 1967년 8월 12일,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 때 갑자기 나타난 괴한이 총격을 가했고, 아내를 죽인 뒤 자신에게도 총을 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신을 부검하는 과정에서 그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차 안에서 총을 맞았다고 진술한 것과 달리, 아내는 차 밖에서 맞고 이후 차 안으로 옮겨졌으며, 그가 함께 괴한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 총상은 먼 거리가 아닌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된 총에 의한 상처였다. 전문가들은 부포드의 몸에 난 총상이 스스로 낸 것이라고 봤다.
살인 외에도 그는 평소 아내에게 가정 폭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아내의 코뼈가 부러진 흔적이 사망 당시에는 이미 모두 아물었다는 부검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사건은 여러 불일치 정황이 확인되면서 미제 사건으로 분류됐다. 그리고 2022년 테네시주 수사국이 미제 사건을 정기 검토하는 과정에서 실제 범인이 남편인 부포드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역 검사 마크 데이비슨은 “전설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건의 진실을 밝힌 게 아니다. 우리는 피해자 폴린과 그의 가족에게 사건을 매듭지어주고, 시간에 흐름에 사건의 진실이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사실을 밝힌다”면서 “진실도, 정의도 중요하다. 사건으로부터 58년이 지났지만 폴린은 진실과 정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