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질의는 묻혔다"…'정쟁' 법사·과방위만 부각된 국정감사

2025-10-24

국감 막바지, 일부 상임위만 언론 장악

의원 "협치 성과도 묻혀 안타까워"

여야 보좌진 평가..."최악" "무관심 초래"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2주 차를 넘기며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국회 법사위와 과방위 등 일부 상임위 공방이 언론 보도를 장악하면서 정책 질의 중심으로 진행된 상임위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한 상임위원회 간사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양당 간사 간 협치를 통해 정책 성과를 냈는데, 시끄러운 상임위만 보도되다 보니 부각이 안 되고 있다"며 "우리 상임위도 언론에 내보낼 만한 성과가 많은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슈 중심에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도 특히 주목받았다. 조희대 대법원장 거취 압박, 대법관 증원·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개혁 현안과 김현지 1부속실장 국감 증인 채택 등 정치권 최대 현안이 모두 법사위로 몰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검증에서는 파행도 빚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기록을 대법관들이 실제로 열람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산 로그 기록 제출을 요구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국회로 복귀했다.

이로 인해 사법개혁 관련 중요한 정책 질의는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고, 고성과 막말 중심의 국감으로 흐르며 본래 취지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의원 간 욕설문자 공개로 인한 파행, 'MBC 퇴장' 사태와 관련한 최민희 과방위원장 직권남용 고발 논란 등으로 매번 극한 갈등을 빚었다.

여당 내부에서는 이번 국감의 실질적 성과가 충분히 부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무위 국감에서는 다들 신혼부부 대출 등 민생 중심 정책 질의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기사도 안 나고 의원들 관심도 부족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법사위, 과방위는 타 상임위에 비해 국감 일정이 매우 빡빡하게 편성됐다. 국방위를 포함한 세 상임위는 국감 없는 날이 4일밖에 되지 않는다. 타 상임위는 최소 5~7일 일정 공백이 존재한다.

야당 의원실 보좌진은 "법사위의 경우 대법원 현장 검증 일정 등으로 국감 일정을 억지로 늘렸다"라며 "이번 국감뿐 아니라 22대 국회는 역대 최악, 상식과 예의가 실종된 지 오래다. 초등학교에서 저렇게 싸웠으면 학폭위에 회부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실 보좌진은 "언론에 잘 나올법한 아이템, 정치 질의 위주의 감사가 반복되고 매년 더 과열되고 있다"며 "오히려 이런 정쟁 중심의 국정감사가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chaexoung@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