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토종기업 역차별 규제 심각하다

2025-04-14

규제 역차별이 토종 플랫폼의 혁신을 제한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은 대표적으로 규제 역차별을 받고 있는 분야다. 해외 온라인여행사는 총액표시제를 지키지 않는다. 최저가순으로 검색했을 시 수수료를 제외한 가격으로 인해 검색 사이트 상단에 노출된다. 결제 시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국내 플랫폼은 결제할 때 내야 할 총액표시제를 엄격히 지키고 있어 가격 노출 경쟁에서 밀린다.

리걸테크 분야 또한 역차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한 법률 상담 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된다. 챗GPT 등은 법률 분야에 막힘없이 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국내 리걸테크는 변호사법 제 109조 '비변호사의 법률사무 취급 금지' 조항에 따라 일반 고객향 AI 법률상담을 사실상 서비스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역차별의 여파는 단순히 불공정에 머물지 않는다. 토종 플랫폼의 잠재력을 심각하게 제약한다.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데이터 경쟁력 약화다. 해외 기업이 서비스를 자유롭게 운영하며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확보 가능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서비스 혁신도 위축된다. 글로벌 기업은 다양한 실험과 기능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국내 기업은 법적 리스크를 우려해 포기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진출 제약으로 이어진다.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레퍼런스를 쌓지 못한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역차별 해소는 이제 생존의 문제다. 새 정부는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 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춘 규제 적용, 토종 플랫폼을 위한 제도적 보호 장치는 산업 경쟁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공정한 출발선이 필요하다.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다면 토종 플랫폼의 미래는 어둡다. 또 국가 IT 경쟁력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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