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제재 등살에 ‘큰손’ 튀르키예도 러 석유 수입 줄여

2025-11-03

러시아산 원유를 겨냥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감축하고 나섰다. 튀르키예는 중국·인도와 함께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 강화로 인도와 튀르키예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수익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수입 원유의 57%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했던 튀르키예의 대형 정유회사들은 최근 들어 비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회사가 소유한 튀르키예 내 최대 정유소 중 하나인 스타(STAR)는 최근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에서 12월 도착 예정인 4건의 원유 화물을 구매했다. 이 회사는 앞서 9~10월 원유 수입량을 대부분 러시아산으로 채웠다.

또 다른 대형 정유사 투프라스(Tupras)도 러시아산 우랄 원유를 대체해 이라크산 원유 등을 구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회사의 정유소 2곳 중 1곳은 러시아산 원유 처리를 완전히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를 피해 유럽으로 연료 수출을 계속하기 위한 조치다.

원자재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달 이라크산 원유를 하루 14만1000배럴을 수입할 예정으로, 이는 10월에 하루 9만9000배럴을 수입한 것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튀르키예의 일평균 원유 수입량은 66만9000배럴이었고, 이 가운데 31만7천배럴(47%)이 러시아산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러시아산이 수입의 57%를 차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은 최근 러시아의 대형 석유기업인 로즈네프트와 루코일과 그 자회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제재를 부과했다. 유럽도 러시아의 석유 수익을 겨냥해 추가 제재를 내놨다.

이에 그간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구매해왔던 인도와 중국도 러시아산 수입을 일단 줄이면서 대체 공급원 물색에 나선 상태다. 인도 국영 정유사는 미국의 대러 제재 발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신규 주문을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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