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겠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2025-08-13

■편파적인 한줄평 : 재미도, 의도도, 의미도.

신의 뜻이 높고 무거워 평범한 인간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믿음에 대한 화두를 담기엔,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감독 백승환)엔 울퉁불퉁 요철이 많다는 점이다. 종교적 믿음을 포함해 태어나고 죽고, 죽이고 살리는 것에 대한 질문까지 담으려고 하다가 재미마저 잃었다.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도운’(신승호)이 실종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고해성사를 듣고, 복수와 신앙심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더블패티’ 백승환 감독이 신승호와 또 한 번 뭉치고, 한지은, 전소민, 박명훈, 이중옥 등이 힘을 더해 115분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믿음’에 대한 화두를 던지려고 여러 소재를 엮었는데 과부하다. 사이비 종교를 향한 맹목적 믿음과 부모로서 아이를 지키기 위한 그릇된 집착을 엮는 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숱하게 봐온 설정이니 그렇다 쳐도 무속이 개입하고 영구미제 살인사건들로 자극성까지 살뜰히 챙기려고 하니 오히려 이야기가 땅에서 발이 붕 뜬다. ‘맹신’이란 키워드로 구멍난 개연성을 채우기엔 많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야기 중간중간 감독의 가치판단이 들어가 자꾸만 몰입이 깨진다. ‘임신 중단의 죄를 누구에게 물을 수 있는가’란 문제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데, 연출은 아주 정확하게 영화 안에서 질문에 답을 정의하려 한다. 윤리적 화두에 연출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것은 아주 신중히 생각해야할 문제인데, 아쉽다. 열어둘 여지도 주지 않는다.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다.

클라이막스 이후 ‘고해성사’라는 장치로 가볍게 ‘단죄’를 다룬 점도 덜컥 걸린다. 어린 아이의 입에서 ‘죄인’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이, 종교 여부를 떠나 일반 관객들에게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킬지 미지수다. 공감하기 어려우니, 러닝타임이 더 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배우들의 연기는 강점이다. 사제복을 입은 신승호는 새롭다. 촉망받는 사제지만 그의 외적인 요소가 주는 아이러니한 매력 때문에 금방이라도 어떤 일이 촉발될 것만 같다. 장르성을 고려했을 때 좋은 캐스팅이다. 한지은, 전소민도 나쁘지 않다. 다만 기괴한 무당 ‘심광운’ 역의 박명훈은 캐릭터 톤이 너무 올라간 탓에 작품 안에서 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오는 22일 개봉.

■ 고구마지수 : 2개

■ 수면제지수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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