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권 오픈AI CSO “韓, 인프라에 강점”…과기정통부, AI 콘퍼런스 개최

“인공지능(AI) 모델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강력한 인프라가 필수입니다.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나라입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최로 열린 'AI 글로벌 컨퍼런스'에 영상회의로 참석해 “AI를 계층적으로 생각해보면 인프라인 '컴퓨팅 계층'과 학습을 위한 'AI 모델 계층', AI에 특화된 '소프트웨어(SW) 애플리케이션 계층'으로 나뉘는데 모든 나라가 계층별 고유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국가별 강점이 각기 다른 가운데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컴퓨팅 계층 등 특화 영역에 집중해 차별성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권 CSO는 “AI는 다른 SW와 달리 언어에 기반한 서비스로 국가 정체성이 담길 수밖에 없다”며 “오픈AI는 AI 모델을 언어·논리적으로 현지화하는 전략과 방법을 마련 중으로, 한국에는 카카오 등 많은 파트너가 있는 만큼 충분한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품질 AI 기술·서비스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로 △컴퓨팅 인프라를 포함해 △충분히 많은 양질의 데이터 △데이터를 잘 학습할 수 있는 AI 모델과 학습 방법론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모두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분야다.

정소영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계별 접근과 플래닝 실현을 위해 데이터와 고도화된 학습법이 필수고 더 많은 컴퓨팅 리소스가 필요하다”며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이 출시되자마자 직전 세대 GPU인 H100이 가장 많이 판매된 해보다 (두 배 정도)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소버린 AI 중요성에 글로벌 기업도 공감했다. 키스 스트리어 AMD 수석부사장은 “AI를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능력, 글로벌·로컬 인프라를 결합해 거대 AI 모델을 훈련·추론할 수 있는 능력 등이 국가 번영·안보에 필수”라며 “AI를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 컴퓨팅 시스템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AI컴퓨팅 인프라와 AI 모델의 시너지, 한계를 뛰어넘다'를 주제로 전문가 패널토의를 통해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효율적 AI 모델 개발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형근 모레 CSO는 “수천 개 GPU를 연결해 하나의 초거대 AI를 위한 단일 시스템으로 만드는 데 SW 역할이 중요하다”며 “모레는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 개발·운용을 위한 역량 제공으로 한국의 초거대 AI 사업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AI 역량 강화를 위해 GPU를 신속하게 확충하고 글로벌 톱티어 AI 모델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컴퓨팅 인프라는 AI의 뼈와 근육이고 AI 모델은 두뇌”라며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와 고도화된 AI 모델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AI 성능이 극대화되고 진정한 혁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AI 3대강국(G3) 도약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는 AI 컴퓨팅 인프라와 AI 모델 경쟁력 확보 등 AI 혁신을 위한 정책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국내외 AI 기업이 한 곳에 모여 협력을 모색하고 AI 컴퓨팅 인프라와 AI 모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AI 언어 데이터 기업 플리토가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영상 축사를 통해 “AI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컴퓨팅 능력이 중요하고, 한국은 AI 시대 지속 성장을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한국의 국가 AI 계획 수립에 AMD의 개방형 생태계, 협업, 지속 가능성 등 이니셔티브가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픈AI 외에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구글 클라우드, 엔비디아, AMD, 인텔, 람다,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기업과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트웰브랩스, 모레,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AI 분야 국내외 주요 기업 다수가 참여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