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계 곳곳에서 이른바 ‘종말의 날 물고기’로 불리는 거대한 산갈치가 발견되고 있다. 목격될 때마다 강한 쓰나미나 지진이 발생한다는 소문 탓에 일부 지역에선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존재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호주 태즈메이니아 서쪽 해변에서 길이 2.7m의 산갈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인근에서 개와 산책하던 주민 시빌 로버트슨이 최초로 발견했다.
로버트슨은 “처음에는 정체를 알지 못한 채 뭔가 특이하고 이상한 생명체라고 생각했다”면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모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진을 올렸다”고 했다.
당시 그가 찍은 사진을 보면, 산갈치는 온몸에 푸른빛과 보랏빛을 띠고 있으며 곳곳에 검은 무늬가 있다.
사진을 본 태즈메이니아대학 해양생태학자 네빌 배럿 부교수는 “이런 광경을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산갈치는 수심 150~500m 깊이에 서식하고 사람들의 눈에 거의 띄지 않기 때문에 잡히는 일도 드물다”고 밝혔다.
태즈메이니아 해변에서 산갈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1월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주 남쪽에서 현지 서퍼들이 대형 산갈치를 발견했다. 당시 발견된 대형 산갈치는 길이가 2m 안팎으로 추정됐다. 붉은 지느러미가 등까지 뻗어 있었다.
한 달 뒤에는 카나리아 제도의 플라야 케마다 해변에서도 산갈치가 발견됐다. 현지에서 수영을 즐기던 관광객이 최초로 확인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산갈치는 수심 200~1000m 사이에 서식한다. 몸길이가 최대 9m에 달하는 심해어로 연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는 드물다. 해안에 사는 사람들은 이 물고기가 수면 가까이 올라와 눈에 띄면 지진과 쓰나미 등의 재난이 곧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1년 전인 2010년 일본 해안에서 대형 산갈치가 최소 12차례 발견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산갈치가 발견된 뒤 한 달 만인 12월에 규모 7.0의 강진과 함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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