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없어서 못 먹는데”…외국인들은 ‘기겁’한다는 국민 해산물 요리 [FOOD+]

2025-06-08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을 반영한다. 나라별로 음식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외국인들에겐 ‘낯설고 이상한’ 음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낙지를 생으로 조리해 먹는 ‘산낙지’가 대표적이다. 산낙지를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꿈거리는 비주얼’과 식감에 놀라지만, 최근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산낙지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낙지를 ‘기력 회복’의 대표 식품으로 여겼다. 낙지에는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100g당 약 800mg∼900mg 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낙지와 함께 원기회복 음식으로 꼽히는 오징어(100g당 약 300~400mg)나 소고기(100g당 약 30~100mg)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타우린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향상시켜 에너지 생산을 돕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원활하게 해 운동 후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해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다. 아울러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몸의 정상 컨디션이 유지되도록 돕는다.

낙지에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도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이는 맥박을 진정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체내 아세틸콜린 함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피로 개선과 운동 능력 유지,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아세틸콜린이 파킨슨병, 근위축성 측상경화증,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수용성 비타민 종류인 비타민 B2가 풍부해 각종 피부염 등의 발생 빈도를 감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타민 B2는 피부 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피부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비타민B2가 부족하면 피부에 염증이나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두피와 모발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하는 영양소로, 탈모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낙지는 100g당 칼로리가 53kal정도로 매우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식품이다. 낮은 칼로리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100g당 11g정도로 높아 다이어트 중 근육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 낙지에는 각종 무기질이 풍부해 건강하게 체중감량을 하도록 돕는다.

이밖에도 낙지 속 ‘히스티딘’은 칼슘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고, 뼈를 건강하게 하며 눈의 피로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낙지에 들어있는 DHA 성분은 뇌세포 활성을 도와 성장기 어린이 두뇌 발달이나 노화로 인한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낙지는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과 전남 무안·목포 등에서 주로 나온다. 산낙지를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산낙지는 참기름이나 깨 등 양념을 넣어 섞어먹는 즐기는 음식을 말한다. 소주, 맥주와 즐기는 술안주로도 인기가 높아 횟집이나 포장마차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목포 등 산지에서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세발낙지 한 마리를 젓가락에 둘둘 말아 통째로 별미로 즐기기도 한다. 어린 세발낙지는 크기가 작고 부드럽기 때문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산낙지를 잘게 잘라 한우 생고기와 함께 먹는 ‘탕탕이’도 인기메뉴다. 탕탕이는 낙지를 도마 위에서 칼로 탕탕 쳐 다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산낙지를 꺼리는데, 실제로 외신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K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산낙지 먹방에 ‘도전’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최근엔 미 CNN이 노량진수산시장을 ‘오감을 만족시키는 장소’로 소개하며, 산낙지 먹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CNN은 약 1분 30초 분량의 영상에서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해 “서울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수산시장 중 하나”라며 “1927년 개장 후 1970년대 지금의 위치로 이전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유튜브 콘텐츠 단골메뉴인 ‘산낙지’도 직접 시식했다. 취재진은 젓가락으로 산낙지를 집어 입에 넣은 뒤 눈을 질끈 감으며 “입안에서 움직인다”고 말했다. CNN 취재진과 인터뷰한 상인은 “외국인 손님 대부분이 산낙지를 궁금해한다”며 “낙지 요리는 다양한 맛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레르기가 있다면 산낙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간혹 산낙지를 잘 씹지 않고 먹다가 목에 달라붙어 기도를 막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가 비브리오 패혈증이 유행하는 10∼11월엔 산낙지 섭취를 주의하고, 가급적 불에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 또 문어나 한치, 쭈꾸미 등과 같은 연체동물을 섭취한 후 알레르기를 은 적이 있는 사람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