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쥐 실험에서 고지방 먹이를 저지방 먹이로 바꿨을 때 췌장에서 일어나는 전암성 변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헤라르도 매켄지 교수 연구팀은 5일 국제 학술지 영양학저널((Journal of Nutrition)을 통해 췌장암 모델 생쥐를 대상으로 고지방과 저지방 먹이를 21주간 급여하며 췌장 내 전암성 변화와 암 발생을 관찰한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전암성 변화란 아직 암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큰 세포나 조직의 변화를 뜻한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상태로 암 발생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실험군을 3그룹으로 나눴다. 첫번째 그룹은 21주간 고지방(지방 60% 함유) 먹이만, 두번째 그룹은 저지방(지방 11% 함유) 먹이만 급여했다. 세번째 그룹은 처음 8주 동안은 고지방, 이후 13주는 저지방 먹이로 전환해 급여했다.
실험 결과 고지방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체중이 1.7배로 증가했으며, 췌장에서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암성 세포 변화가 60% 더 많이 발생했다. 특히 실험 대상 중 2마리는 실제 췌장암이 발생했다.
반면 저지방 그룹은 한 마리도 췌장암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암성 변화도 고지방 그룹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고지방 먹이에서 저지방 먹이로 전환한 그룹은 먹이를 바꾼 이후 체중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췌장 전암성 변화도 진행이 느려졌으며 한 마리도 암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 외 세포 대사, 췌장 기능, 면역 반응, 세포 간 신호 등 유전자 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고지방 그룹은 지방산(리놀레산)의 해로운 부산물이 증가하고 장내 미생물 환경도 나빠졌다”며 “그러나 먹이를 저지방으로 바꾼 그룹에서는 시간이 흐르자 이런 변화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조애너 워커스 연구원은 “생쥐 실험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과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암 예방 등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