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에서 모든 아동사망 사건을 심층 분석하는 아동사망검토제(Child Death Review·CDR) 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사망의 사례 검토 및 예방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18일 대표발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아동사망검토제는 학대, 사고 등 여러 유형의 아동사망 사건을 예방 목적으로 심층 분석하는 제도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7일부터 한국형 아동사망검토제 도입을 촉구하는 ‘아이들의 다잉메시지’ 기획기사를 연속 보도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은 일찍이 아동사망검토제를 시행 중이다.
발의안은 대통령 산하 ‘국가아동사망검토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한다. 위원회는 아동사망 현황 통계와 예방책이 담긴 국가아동사망검토보고서를 격년으로 작성해서 대통령, 국회 등에 제출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회는 수사 및 의료 기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서 아동의 사망 관련 자료를 수집할 권한도 갖는다.
지난해 사망 아동 수는 총 1670명이다. 이 중 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44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식 통계는 혐의가 입증된 사건 위주로 집계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은밀하게 발생하는 아동학대 특성상 실제 학대 사망 아동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5~2021년 7년간 부검한 아동 사망 사건 2239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을 넘는 1147건이 학대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아동사망 원인 중 질병을 제외하고 가장 비율이 높은 사인은 사고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안전사고로 사망한 아동은 1041명으로 집계됐다. 교통사고가 396명으로 가장 많았고 추락(145명), 익사(13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양경무 국과수 서울연구소장은 “한국도 아동사망검토제를 도입해 법의관, 소아과 의사, 법률가, 아동보호전문기관, 공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가 모여 아동보호체계의 허점과 예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1978년부터 18세 미만 아이의 모든 사망 사례를 대상으로 원인을 분석하는 아동사망검토제를 시행해 차량 후방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수많은 제도 개선을 이뤄냈다. 일본은 올해 기준 도쿄도를 포함한 11개 도도부현(都道府県·지자체)이 CDR 시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200여 개 사망 사건을 검토했고, 그중 70%에 대해 예방책을 제안했다. 강선우 의원은 “한국형 아동사망검토제를 도입하기 위한 이번 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다잉메시지
1화 - 아이들의 ‘숨은 죽음’
2화 - 죽음 막는 아동학대 프로파일링
3화 - 우연한 아동 사고사는 없다
4화 - 아동사망검토, 해외는 어떻게?
※아래 링크에서 시리즈 기사를 읽어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series/1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