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들 “의대생들, 유급 후 2학기 복귀”…본과 4학년만 '코스모스 졸업'

2025-07-17

“학칙 개정해 계절학기·주말 공부하면 진급도 가능”

의대생들의 복귀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을 고심해 온 전국 40개 의대 총장들이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의대의 학사운영 일정을 ‘학기제’로 변경, 올해 2학기 학생들의 수업 복귀가 가능하도록 뜻을 모았다. 사실상 '방안을 마련하면 전원 복귀하겠다'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다만 대학들은 정부와 대학이 정한 이른바 ‘복귀 데드라인’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1학기 유급은 원칙대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17일 오후 의대생 복귀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각 대학 상황에 맞춰 이런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의총협은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해 다음주 교육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비수도권 소재 대학 총장은 “이미 복귀 시한이 지난 만큼 유급 원칙은 지켜져야 하지만 의대 교육의 질을 고려하면 내년 ‘트리플링’(24·25·26학번 동시 수업)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며 “하루빨리 의대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의대는 통상 1년 단위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이에 1학기 유급 처분을 받으면 아예 해당 학년 진급이 누락돼 1년 뒤인 이듬해 1학기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학사 일정을 학기제로 바꾸면 1학기 유급을 받아도 2학기에 복귀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상당수 대학은 이를 위해 계절학기 이수학점 제한 변경 등을 포함한 관련 학칙의 개정이 필요하다.

이같은 방안이 실현되면 교양과 기초 과목 위주 수업이 진행되는 예과, 본과 1·2학년 학생들은 계절학기와 주말 등을 이용해 1학기 수업 결손 부분을 보강해 교육과정 축소 없이도 진급이 가능하다. 24·25·26 등 세 개 학번이 동시 수업을 받는 '트리플링'은 피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본과 3·4학년은 상황이 다르다. 임상실습 위주 수업이 중심이라 교육과정 축소가 어렵다. 특히 졸업까지 시간이 별로 없는 4학년은 한 학기 늦은 8월 졸업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의총협은 의사 국가고시의 일정 변경 또 추가 시행 등을 정부에 요구할 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다만 본과 3학년 졸업 일정에 대해선 의대 간 이견으로 추가 논의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B대 총장은 “학교마다 복귀 상황이나 학칙 등이 달라 일부 학교에선 이견이 있어 추가 논의를 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학칙 개정을 통한 학사유연화가 이뤄지면 '의대생 특혜'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학교별로 교육 여건이 달라 기존 복귀한 학생들과의 분리수업 방안 등 후속조치도 여전한 숙제다. 대학에선 의대생 복귀선언 이후 기존 복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우려하는 학생들 사이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한 의대에선 일부 교수들이 이를 문제 삼아 항의 차원에서 보직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교육부도 대학들과 소통하며 구체적인 복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학사유연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교육부는 의대생의 복귀 선언 후 이재명 대통령의 후속조치 마련 지시가 나오자 “복귀 학생들을 위한 교육 방안을 마련해 의대 교육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15일)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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