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도구에 의존할 경우 사용자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세계적 디지털마케팅기업 허브스팟은 1700명 이상 마케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지난해 마케터의 75% 이상이 AI를 콘텐츠 생성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3% 증가한 수치로 AI 도구를 블로그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광고 문구 제작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브스팟에 따르면 AI를 사용해 콘텐츠의 전체 초안을 생성하는 것보다 콘텐츠 형식을 바꾸는 것이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AI 도구를 활용해 기존에 블로그 게시물을 비디오 스크립트로 바꾸거나 비디오를 소셜미디어 게시물로 바꾸는 식이다.
가장 많이 사용한 AI 활용 사례는 콘텐츠 생성(43%), 엑셀 등 작업 방법 학습(40%), 데이터 분석 및 보고(35%), 시장조사 및 데이터 찾기 연구(34%), 회의 내용 메모 및 요약(27%), 콘텐츠 아이디어 브레인 스토밍(27%)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생성형 AI를 마케팅 콘텐츠에 활용하면서 생성형 AI 기술의 한계로 인한 부정확한 정보나 유사 콘텐츠 때문에 이용자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네이버나 구글 같은 포털이나 검색엔진은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금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고, 부정확한 콘텐츠나 표절 등 비슷한 콘텐츠의 노출도는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색엔진최적화(SEO) 분야 전문가인 제시 커닝햄은 AI가 생성한 콘텐츠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제작했고, 웹사이트를 AI로 생성한 콘텐츠 위주로 채웠다. 처음에는 웹사이트 방문자가 치솟았으나 수개월 만에 방문율은 95% 이하로 떨어졌다.
실제로 생성형 AI표절검사 솔루션을 보유한 무하유 관계자는 “GPT킬러를 학교나 기업에서 과제나 자기소개서 등에 생성 AI 활용 여부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에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기업 차원에서 표절 검사 솔루션을 적용하려고 문의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AI 도구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명확한 AI 활용 원칙이나 윤리 가이드가 없이 활용할 경우에는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특성에 맞는 AI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맞춤형 AI 솔루션 기업 달파는 “SEO 차원에서 콘텐츠 생성에 AI 도구 활용을 검토해봤지만, 장기적으로 봐서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에 '우리 회사에는 어떤 AI가 필요할까'와 같은 기업분석 시스템에 AI를 적용해 기업 관계자들이 찾아와 이용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