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5] KT 김영섭 'AX 조력자' 선언…AI B2B로 성장엔진 갈아낀다

2025-03-05

KT가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돕는 조력자(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통신을 대신해 AI B2B를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이를 위한 AX 전담조직을 꾸린다. 한국적 AI를 앞세워 저성장을 타개하고 AICT 기간사업자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 통신사가 1~2% 저성장에 머무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개편은 필수”라며 “KT는 더 큰 시장이 열려 있는 B2B AX로 무게 중심을 확실히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KT의 화두는 'AICT 컴퍼니로 완전한 전환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통신을 넘어 AI B2B 사업이 회사 성장을 이끄는 본업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AX를 돕고 실질적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한 전담조직으로 이달 내 AX 딜리버리 전문센터를 출범한다. 이 조직은 KT와 MS 등 300여명 글로벌 전문가로 구성된 인재집단이다. 고객 맞춤형 AX 사업 개발이나 기업에 필요한 AX 프로젝트를 이행한다. 당초 MS와 합작법인 형태로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내독립법인(CIC) 형태를 택했다. 김 대표는 “MS와 협업 강도가 낮아진게 아닌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KT는 MS와 260억원 규모의 AX 전략펀드도 운영하기로 했다. KT가 현금 130억원을 내놓고 나머지 절반은 MS가 1만개 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컴퓨팅 인프라를 현물 출자하는 매칭펀드 방식이다.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의 AX 솔루션·서비스를 발굴하는데 활용된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은 “기업의 성공적 AI 도입을 돕는 AX 업계의 폭스콘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KT는 국내 제도·규제·문화 등을 학습시켜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한국적 AI'도 2분기 내 선보인다. 자체 개발한 LLM 모델 '믿음'과 MS와 협력을 통한 현존 최고 수준의 모델(SOTA), 오픈소스 모델을 함께 활용했다. MS 투자사인 오픈AI의 챗GPT-4o를 우리나라 데이터 및 산업별 특성에 맞춘 기업용 AI 서비스를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도 출시한다.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대비 국내 법률과 규제를 준수하며 높은 보안성과 자주성, 대규모 확장성을 두루 갖췄다. KT는 사내 IT 시스템에 'KT SPC'를 적용해 참고기준을 만들고, 외부로 확장할 계획이다.

KT는 기존 부문과 본부, 담당, 팀 단위로 나뉘어져 있었던 사업제안과 이행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구조를 개선했다. B2B AI 분야의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운영(SM)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어서 AX 사업 추진 속도에 더욱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KT는 이같은 사업을 통해 AI와 결합한 정보기술(IT) 분야 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12%까지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안창용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은 “기존 B2B 사업의 포트폴리오는 통신기술(CT)이 95%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의미있는 숫자의 변화”라고 밝혔다.

이날 김 대표는 취임 이후 1년 6개월간 성과로 부실 사업 정리, MS와 협업, 구조조정을 꼽았다. 그는 이러한 성과가 22년만에 통신사 시가총액 1위 등극 등 시장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고 자평했다. 이처럼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호텔·부지 등 부동산 자산 매각 작업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KT의 본업이 부동산, 호텔은 아니지 않나”면서 “앞으로 6세대(6G) 이동통신을 위한 주파수와 위성, 인프라 구축, AI 등 투자해야 할 곳이 많다”며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본업을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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