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충분한 전력확보를 위한 정부 전략이 필요하다는데 통신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 분야에서 AI 대전환(AX) 전략을 마련하고, AI·데이터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일도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10일 서울 강남구 씨스퀘어에서 '신 정부 출범, 대한민국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제6차 AI 미래가치 포럼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AI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상·에너지전략'에 대해 발제했다. 손 변호사는 우리나라 전력 수급의 핵심 문제로 송전계통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육지로 송전하려면 50%정도를 손해를 보게 된다”며 “신규 송전선로가 필요한 데, 밀양 분쟁 등 사례에서 보듯 갈등이 유발되는데, 전력 문제의 주민 수용성과 관련해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그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AI 규제를 적극 완화하고 글로벌 표준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으며, 유럽도 기존 규제 위주 정책에서 변화 경향이 감지된다”며 “한국은 EU 규제를 쫓을 필요없이 미국과 EU 사이에서 우리 만의 전략 포지션을 잡고, 사우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용 KTOA 인프라전략센터장은 'AI 강국 도약을 위한 통신사업자 제언'을 발제했다. 류 센터장은 제조업의 AX(AI-X) 전환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핵심 인프라로써의 AI 데이터센터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센터장은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국가전력수급계획에서 별도 관리해 발전송전배전 인프라 확충을 사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며 “전력 요금과 관련해서는 2008~2014년 운영된 지식서비스산업특례요금을 참고해 AI 기업들이 합리적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은 “AI R&D에 더해 GPU, 냉각시설, 스토리지 등을 총괄하는 전폭적인 조세지원이 필요하다 ”며 “제조AI가 잘돼야 산업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만큼, 피지컬AI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문 KT 팀장은 “공공이나 정부에서 가진 양질 데이터가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만큼,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욯하도록 하고, 세액공제 등으로 데이터 학습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아영 LG유플러스 상무는 “규제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모호하고 추상적인 상황이 사업자를 위축되게 만든다”며 “예측 가능성과 실효성이 있는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성 KTOA 부회장은 “AX 모델 등과 관련해 사업자들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사람을 길러낸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세상의 국경이 무너진 상황에서 규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원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