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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사과 숙기가 빨라짐에 따라 소비자 대상 판매 전략을 기존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기상에 대응하는 새로운 재배력이 개발·보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원예학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2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기후변화 대응, 원예작물 수급안정을 위한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심진현 충북원예농협 보은거점산지유통센터장은 토론자로 참석해 “종전엔 ‘홍로’ 사과 숙기를 9월10일께로 봤지만, 기후변화로 기온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면서 최근엔 8월10∼15일로 한달가량 빨라졌다”고 말했다. 심 센터장은 “빨리 익는 만큼 사과 색택이 예전처럼 나지 않다보니 색택을 좋게 하고자 약제를 쓰는 사례가 있는데 그 때문에 과숙 또는 탄저병 발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처럼 착색되지 않더라도 당도가 높아 먹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알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기상이 심화함에 따라 신형 재배력이 보급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재배력은 작물 재배 시기에 따른 농작업 정보를 담은 과정표다.
이건호 경기도배연구연합회 부회장은 종합토론에서 “3년째 저온·햇볕데임(일소)·열매터짐(열과) 피해를 겪었다”면서 “농가로서는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 연구기관에서 새로운 재배력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원예원은 홍문표 aT 사장과 김명수 원예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원예농산물 생산·유통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홍 사장은 “MOU 체결을 계기로 기후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체계적으로 대응해나가자”고 밝혔다.
김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