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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 / 로버트 러프킨 / 정말중요한 / 412쪽 / 1만 9800원
"가르친 대로 살았더니 내 건강이 망가졌다"
UCLA 의대 영상의학과 교수인 저자 러프킨 박사는 의료 영양사였던 어머니 덕분에 어릴 적부터 항상 저지방 고탄수화물식을 먹었고 포화지방 대신 카놀라유 같은 씨앗기름과 노른자를 제거한 하얀 오믈렛을 먹으며 자랐다.
의대 교수가 된 후 의대에서 배운 지식을 가르치고, 수백만 달러 연구비와 제약 회사들의 연구 지원금을 받으며 의료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의사가 됐다. 그러나 저자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절염으로 젊은 나이에 죽음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자는 그동안 과학이라 믿고 의대에서 가르쳤던 것들이 사실은 '거짓말'이었다고 고백한다. 당뇨, 고혈압, 심장병, 암, 알츠하이머 등 모든 병의 근본 원인은 결국 신진대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 처방된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현대 의학의 대표적인 거짓말에 대해 밝히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만에 관한 것이다. 비만은 체지방량이 과도해 과체중보다 더 심각한 상태를 말하며 현재 미국인 절반가량이 비만 상태다.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대부분의 만성질환의 지표다.
1칼로리(열량)는 1칼로리라는 말은 두 가지 이유에서 거짓이다. 하나는, 열량 자체만으로는 비만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량은 유형마다 비만 조절에 달리 작용한다는 것이다.
체중 증가를 제어하는 핵심은 섭취한 열량 중 얼마를 태우고 얼마를 저장하느냐에 있다. 전체 칼로리 숫자가 아닌 인슐린의 활성화 여부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고 살이 찌지 않는다. 식단에서 지방을 내쫓고 탄수화물을 환영한 바로 그 시점에 비만율은 치솟았고 그 뒤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또 2형 당뇨병은 인슐린 치료가 최선이라는 주장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2형 당뇨병은 음식물로 섭취한 탄수화물이 인슐린을 자극해서 생긴다. 인슐린 수치가 만성적으로 높으면 우리 몸은 인슐린 저항성을 띠게 되고 세포는 인슐린에 점점 무덤덤해지면서 악순환이 시작된다. 결국 이 악순환은 미국 성인의 38%를 당뇨 전단계 상태로 만들었다.
현대 의학은 당뇨병의 병세를 호전시키기보다는 관리하는데 더 치중하기에 원인을 피해 갈 수 있는 영양 측면의 변화 지침을 알려주기보다는 인슐린이나 약물을 처방하는데 더 능숙하다. 저자는 생활습관만 바꾸면 강력하고 효과적인 변화를 맞이할 수 있고 약물 남용으로 인한 합병증도 막을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경제적 이익에 편승한 의료계의 병폐를 언급한다.
이 책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깨우며 만성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현대 의학계에 잘못 알려진 개념을 밝혀낸다. 신진대사 이상이 대부분의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임을 밝히며, 만성 질환을 예방함으로써 건강의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