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서 친 샷, 내 공이 아니었네’ 장유빈 오구플레이로 2타 잃었지만 첫날 공동 6위 “이런 일 처음이지만 홀가분”

2024-10-03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올 시즌 대상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장유빈이 남의 공을 치는 오구플레이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장유빈은 3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파72·7331야드)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원) 1라운드 13번홀(파4) 벙커에서 세컨샷을 쳐 그린에 오른 뒤 투 퍼트로 마친 뒤 공을 꺼내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친게 아닌 누군가의 공이었다.

장유빈은 곧바로 동반자인 최경주와 함정우에게 이를 알린 뒤 공을 찾으러 뒤로 돌아갔다. 사실 장유빈의 티샷은 페어웨이 벙커 바로 앞 깊은 러프에 떨어졌는데, 마침 벙커 안에 영문을 모를 공이 떨어져 있어 혼란을 빚게 됐다. 이 공은 동반자 누구의 공도 아니었다.

장유빈은 재빨리 뒤로 돌아가 깊은 러프에서 원구를 찾았고 4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려 투 퍼트로 끝내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골프룰에서는 남의 공으로 플레이 한 경우 2벌타를 부과하고 해당 스트로크는 계산하지 않는다. 장유빈이 원구를 3분 안에 찾지 못했다면 1벌타를 더 받고 티 박스로 돌아가 5번째 샷을 쳐야 했지만 다행히 그런 상황은 맞지 않았다.

장유빈은 8번홀까지 버디 2개, 보기 1개를 기록한 뒤 9번홀(파5)에서 7m 버디 퍼트를 넣고 전반을 2언더파로 마쳤다. 이어진 10번홀(파4)에서는 95m 거리에서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안에 넣는 ‘백스핀 이글’을 잡아 갤러리의 환호를 끌어냈다.

이때까지 4언더파로 선두 이수민(6언더파)을 2타차로 바짝 추격하던 상승세가 13번홀의 운수 나쁜 오구플레이로 꺾였지만 장유빈은 이후 17번홀(파4) 보기와 18번홀(파5) 버디를 더하고 2언더파 70타를 기록, 선두와 4타차 공동 6위로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함정우와 시즌 상금 선두 김민규도 나란히 2타씩 줄이고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장유빈은 경기후 “벙커에 공이 있어 아무 생각없이 제 공이라고 생각했고, 같은 상표에 공에 라인만 그려져 있는 마크도 같아 쳤는데 나중에 확인하고 ‘망했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그 홀에서 조금 망연자실 했고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일단 지나간 거고 제 실수, 제 잘못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빨리 잊고 마무리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는 골프치며 처음인데 지금은 홀가분하다”며 “오늘 사고 아닌 사고를 냈는데 나쁘지 않게 끝났고 지금 페이스대로 욕심 안내고 남은 경기를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KPGA 투어 4승의 이수민이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2위와 2타차 단독선두로 출발했다. 2020년 KPGA 오픈 위드 솔라고CC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한 이후 우승을 더하지 못한 이수민은 “전역후 티샷이 문제였는데 요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어려운 코스라 오늘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며 매라운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규민과 이동환이 공동 2위(4언더파 68타)에 올랐고 황인춘, 이상희와 공동 4위(3언더파 69타)로 출발했다. 대회 주최자 최경주는 공동 51위(2오버파 74타)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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