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어머니 “임성근 사단장 입장문에 분노…진실 밝혀져야” 편지글

2025-01-12

2023년 7월 민간인 실종자 수색 작전에 동원됐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어머니가 ‘항명 혐의’를 받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작성한 편지가 공개됐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아들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박 대령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것을 반기면서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향해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다”며 울분을 나타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12일 채 상병의 어머니가 전날 작성한 편지글을 공개했다. 채 상병은 2023년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박 대령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 민간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관의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박 대령이 지난 9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항명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공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했는데 1심은 무죄로 나와 너무 좋았고, 엄마 지인들에게 많은 전화와 톡이 왔다”며 “아직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아들이 많이 지켜봐 주고 힘을 실어주라”고 적었다.

수사외압 의혹을 비롯해 채 상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희생에 죄 값을 치러야 할 사람은 마땅히 합당한 벌을 받아야 된다고 매일 매일 다짐을 한다”라며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져야 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어”라고 했다.

박 대령 1심 선고 다음날 임 전 사단장이 언론에 공개한 입장문을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0일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입장문에서 “군판사의 이번 조치는 일반 보병인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박정훈 대령의 입장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으로부터 (이종섭 당시) 국방부장관의 명령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에 대한 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은 이상 항명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의 명시적 명령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을 합법으로서 허용하는 나라는 없다”고도 적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임 전 사단장의 입장문을 언급하며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고 본인만 빠져나갈 방법만 찾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라도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 될 것 같아”라고 적었다. 아래는 편지글 전문이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하나뿐인 아들 너무 보고 싶다.

날씨가 많이 춥고 많은 눈이 내려 길은 빙판길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추운 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염려가 된다.

2025년 1월 9일은 박정훈 수사단장님 선고 공판이 있는 날이었어. 많은 사람들이 공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했는데 1심은 무죄로 나와 너무 좋았고, 엄마 지인들에게 많은 전화와 톡이 왔다.

아직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아들이 많이 지켜봐 주고 힘을 실어주라.

꼭 아들이 원하는 대로 엄마가 뜻하는 대로 될 거라 믿는다.

그것만이 엄마가 살 길이고 아들에게 희생에 죄 값을 치러야 할 사람은 마땅히 합당한 벌을 받아야 된다고 매일 매일 다짐을 한다.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져야 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어.

9일 날 다음 날 바로 전 사단장이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더구나 아직도 미안한 마음과 변한 모습은 하나도 없고 본인만 빠져나갈 방법만 찾고 있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이렇게라도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 될 것 같아.

9일 날 외삼촌이 군사법원 선고 공판에 참석해서 공판도 지켜보고 인터뷰도 했단다.

사랑하는 아들,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끝까지 지켜봐 주길 바래.

꼭 원하는 대로 될 거야. 사랑해 ~~~~

너무나 그리워하는 엄마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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