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의 양립. 모든 맞벌이 부부가 꿈꾸는 목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에 쫓기다 보면 가정에 소홀해지기 마련이고, 가정을 우선시하다 보면 일이 밀리기 마련이다. 자녀가 둘 이상이면 돌발 상황도 많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을까?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 특별 기획 ‘그 부부가 사는 법’이 80년대생 맞벌이 다자녀 부부를 만나 물었다. 지난달 27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난 손종태(40)·김보라(36) 부부가 그 노하우를 공개한다.

Intro ‘4딸라’ 가족의 탄생
Part 1 양보할 수 있는 것 찾아라
Part 2 최적의 시간표 만들어라
Part 3 최대한 자주 살을 맞대라
네 자매를 키우는 손종태·김보라 부부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2020년 세쌍둥이를 낳고, 올 6월 막내가 태어난 덕분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합계 출산율은 0.76명, 두 명은커녕 한 명도 낳지 않는 시대, 부부는 넷을 낳았다. 세쌍둥이다 보니 “시험관 시술을 했느냐”는 질문도 받지만, 네 아이 모두 자연스럽게 찾아온 선물이다.
넷째를 낳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던 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다들 “삼둥이 키우느라 많이 싸우지 않느냐”고 묻지만,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부부는 오히려 돈독해졌다. 한 명이 세 아이를 돌보는 ‘독박 육아’가 불가능한 탓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육아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다 보니 상대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김씨는 “삼둥이를 키우는 것은 세 배로 힘들지만, 아홉 배 더 행복하다”고 했다. 육아가 힘들수록 부부애는 강해졌고, 세 아이가 돌아가며 웃게 하는 덕분에 웃을 일은 더 많았다.
임신 25주 만에 태어난 삼둥이가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며 부부에게는 새로운 소망이 생겼다. 출산까지 40주를 채워 건강한 아이를 한 번은 낳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김씨가 태몽을 꿨다. 갓 태어난 남자 아기가 쫓아오면서 똥을 누는 꿈이었다. 그는 “삼둥이는 태몽도 남달랐다. 밭에서 예쁜 방울토마토를 하나 땄는데 엄마가 ‘그거 말고 이거 가져가라’며 방울토마토 세 개가 달린 가지를 줬다”며 웃었다. 그렇게 네 딸을 둔 ‘4딸라 가족’이 탄생했다.

🏠️양보할 수 있는 것 찾아라
처음부터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거주지였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직장이 있는 경기도 수원이었지만, 신혼살림을 시작한 곳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이었다. 아내 김씨의 친정 근처에 신혼집을 구한 것이다. 호텔신라의 자회사 SHP코퍼레이션에서 기업별 피트니스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남편 손씨는 근무지 15분 거리 기숙사에서 출퇴근하다가 출근 2시간, 퇴근 3시간 거리를 오가게 됐다. 통근 시간이 길어지면서 출퇴근만으로 파김치가 되곤 했다. 아이들이 태어난 뒤엔 문제가 더 커졌다. 손씨가 찾은 해결책은 ‘직주근접(職住近接)’이다. 다행히 그 무렵 그는 서울 여의도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