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제재’ 아픔 이겨낸다…투자자 신뢰 회복 집중

2025-03-17

사용자 중심 개선책 다수 마련

내부통제 시스템 대대적 점검

투자자 보호 수준 올라갈 듯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투자자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비트는 2025년 초 미등록 거래 및 고객확인 절차(CDD) 미비로 인해 3개월 부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업비트 측은 빠르게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사용자 중심의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으며 반등에 나섰다.

17일 녹새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번 제재는 업비트가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실제 업비트는 국내 원화 거래 기준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제재를 받았고, 일각에서는 업비트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업비트는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신뢰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업비트는 제재 이후 곧바로 고객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내부 통제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거래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비트 측은 당국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다시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투명성 강화다. 업비트는 자산보유현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사용자 자산과 회사 자산의 철저한 분리를 약속했다. 이를 통해 ‘내 돈은 안전하다’는 인식을 사용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정기 감사도 추진 중이다.

또한 업비트는 최근 ‘고객 응대’ 시스템 전면 개편에도 나섰다. 고객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AI 기반의 24시간 상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써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소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제재 기간 신규 가입자의 자산 이동이 제한되는 만큼 기존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시장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제재 발표 직후 업비트 거래량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최근 거래량과 이용자 수가 다시 반등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업비트가 빠르게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투자자는 “초기에는 불안했지만, 대응 속도나 정보 공개 수준에서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최근 동남아 및 북미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거래소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각국 규제 기준에 맞춘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진입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의 ‘정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감독은 거래소들이 자율적으로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며, 궁극적으로 투자자 보호 수준도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비트가 선제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재를 계기로 업비트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면서 “업비트가 향후 보안 사고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업비트가 과거 ‘보안 사고 제로’ 기록을 유지해온 만큼, 빠른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업계는 업비트가 이번 위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입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독과점 해소를 위한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어, 업비트는 거래소로서의 역할을 넘어 가상자산 산업 전체의 모범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보가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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