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축구협회(FA)가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2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2) 우승을 이끈 잉글랜드 대표팀 ‘라이오네스’ 37명 전원이 소년들과 함께 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지역에 여자 팀이 없어 소년 팀에 합류했고, 일부는 높은 수준의 경쟁을 원해 자발적으로 선택했다.
FA 여성 유소년 경로 책임자인 테사 페인은 21일 디애슬레틱을 통해 “소년들과의 훈련은 기술, 판단력, 신체 접촉 등 모든 면에서 도전을 제공해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첼시와 웨일스 대표팀에 입단한 베라 존스, 맨유 아카데미 출신 이비 에드먼슨 등도 모두 소년 리그 출신이다.
혼성 유소년 축구를 둘러싼 사회적 저항과 선입견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여자는 신체적으로 약하다”, “남자와 경쟁하면 여자 리그의 수준이 약화된다”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상 우려나 경기력 저하 사례는 거의 드물었다. 오히려 학부모, 코치, 선수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으며, 변화에 가장 보수적인 것은 정책 결정자들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별 사례를 통해서도 혼성 축구의 필요성과 교육 격차가 드러난다. 기량이 뛰어난 여자 선수들은 기존 소녀 리그에서 충분한 경쟁의식을 느끼지 못해 성장에 한계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도전을 위해 남자 리그에 참가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소년 팀에서 훈련하며 성장한 끝에 첼시와 웨일스 대표팀의 유망주가 된 베라 존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카데미 소속 이비 에드먼슨 등이다.
과거 잉글랜드는 혼성 경기를 11세 이하까지만 허용해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으나, 현재는 점차 완화되는 추세다. 2016년부터는 여자 팀의 남자 리그 참가가 일부 연령대에서 허용됐고, 최근 2년 간 FA 유소년 시스템 내 여자 등록 선수 수는 3배로 증가했다.
FA는 “우리는 단지 여자 축구를 성장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차세대 대표팀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혼성 축구는 그 전략의 한 축”이라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혼성 유소년 축구는 단순한 ‘성평등’ 문제가 아닌, 여자 선수들의 실질적인 성장과 엘리트 육성 측면에서 점차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