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피부 건강과 나트륨 섭취의 과학적 연결고리"
한국인의 식단은 발효 식품과 다양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건강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과도한 나트륨 섭취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2천㎎ 이하로 제시하고 있지만,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이를 1.8배 이상 초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젓갈, 장아찌, 찌개 등 짠맛이 일상화된 식문화는 어느새 건강에 경고등을 켜고 있으며, 그 영향은 단지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나트륨이 피부 면역 체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나트륨…아토피 유발(?)
독일 뮌헨 공과대학교의 크리스티나 질린스키 박사 연구팀은 염화나트륨, 즉 소금이 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쳐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T세포가 고나트륨 환경에 노출되면 Th2 세포로 전환되고, 이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분비를 유도하여 아토피와 유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이론은 실험실 수준의 추측이 아닙니다. 실제 아토피 환자의 피부 조직을 분석한 결과, 정상 피부 대비 나트륨 농도가 최대 30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아토피 피부에서 흔히 발견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고나트륨 환경을 선호하며, 이로 인해 피부 염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나트륨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피부 면역의 균형을 깨뜨리는 주요 인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음식으로 섭취한 나트륨이 직접적으로 피부 내 나트륨 농도를 높이고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는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피부염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가 나트륨 농도를 높인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은 피부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토피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익한 실천입니다.

◆ 생활 속 나트륨 줄이기 실천법
'숨은 나트륨'을 경계하십시오. 인스턴트 식품, 베이킹 파우더가 들어간 빵, 케이크, 각종 소스류(토마토케첩, 조미분말 등)는 겉보기에는 짜지 않아 보이지만 상당한 양의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식품 포장지의 나트륨(mg)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또, 나트륨 배출을 돕는 미네랄 섭취가 중요합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체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합니다. ▲칼륨: 시금치, 바나나, 호박, 귤 ▲칼슘: 우유, 멸치, 요거트 ▲마그네슘: 콩류, 견과류, 현미 등입니다.
이러한 식품을 의식적으로 식단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조리법을 통한 맛의 균형 확보도 중요합니다.
소금을 줄이면서도 음식의 풍미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MSG나 다시마 육수를 활용한 감칠맛 조리 ▲초절임, 식초, 발효 조미료 등 산미를 활용한 맛 조절 ▲마늘, 생강, 커민, 고수 등의 향신료 활용 등이 있습니다.
◆ 피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실천적인 첫 걸음
피부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생활 습관, 심지어 스트레스 수준까지 반영하는 민감한 기관입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실천은 바르는 크림만큼이나 피부 건강에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고 면역 균형을 되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Zwick, R. K., et al. (2018). High sodium chloride environments increase Th2 cytokine production and promote atopic dermatitis-like responses. Cell Reports, 25(10), 2722–2733.
Munich University of Technology, Christina Zielinski Group Research Summary
글 / 박태선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1995~)
㈜보타닉센스 대표이사 (2017~)
연세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 (2012~201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장 (2011~2013)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Editorial Board Member (2011~)
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 Executive Editorial Board Member (2011~)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선임연구원 (1994~1995)
미국 팔로알토의학재단연구소 박사후연구원 (1991~1994)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데이비스 캠퍼스) 영양학 박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