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하루 15시간씩 일했던 18세 소년이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2일 월드비전과 YTN에 따르면 이용일(18)군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대학 응급구조학과 합격 통지를 받았다. 용일군은 고교 진학을 포기했음에도 또래보다 1년 일찍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용일군의 사연은 지난해 9월 월드비전이 공개한 영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16세였던 용일군은 파킨슨병과 암 투병 중인 할아버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적장애를 얻은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맡았다.
중학교 2학년 2학기부터 생계전선에 뛰어든 용일군의 하루는 새벽 3시 택배 배달을 시작으로 식당 아르바이트, 야간 경비까지 이어졌다. 선팅 업체, 물류 창고 관리, 편의점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도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용일군의 아버지가 생계형 배달 일을 하던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용일군은 "남들은 고등학교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을 텐데, 왜 나한테만 이러지?"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용일군은 역경 속에서도 응급구조사의 꿈을 키웠다. 그는 "응급구조사가 영웅 같아 보였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그분들 덕분에 병원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월드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용일군은 "3년 만의 학교생활이라 걱정도 되지만, 후회 없이 도전하고 싶다"며 "미래를 생각하지 못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소방관이 되어 가정을 꾸리는 꿈도 꾼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