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현실의 욕심·집착을 버리다, 마음을 비우다

2025-01-09

1992년 ‘매일신문’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된 후 중앙시조대상·김상옥시조문학상·백수문학상 등 국내 최고 권위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한 서숙희 시인의 시집.

책은 “신새벽 빈 위장에 통째로 우겨 넣어도 뱃속이 탈나지 않는 시”를 쓰고 싶었다는 시인의 말로 문을 연다. 그러면서도 “어찌하나. 여전히 위장을 뒤틀리게 하는 참혹한, 이 시들을”이라며, 우리 삶을 반영한 시는 밝은 것만을 볼 수 없는 아이러니함을 고백한다.

시조 66편을 담은 시집은 5부로 구성됐다. “빈, 하고 네 이름 부르는 저녁이면”으로 시작하는 표제작 ‘빈’은 2부 첫번째 시다. ‘빈’은 현실의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게 되는 순간을 노래한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시 속 ‘빈’은 상실과 결여를 의미하는 동시에 헛된 욕망을 경계하는 성찰의 언어로 기능한다”며 “시인은 양자의 절묘한 균형을 다루었다”고 평했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더 어려운 시대, 시를 통해 비울 수 있는 용기를 얻어보면 어떨까.

서숙희/ 도서출판 작가/ 112쪽/ 1만2000원

황지원 기자 suppor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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