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아내 두고 테니스 치러간 남편에 징역 7년 구형

2025-03-25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발견하고도 이를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 심리로 열린 유기치상 혐의 A씨(64)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아내인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테니스를 치러 간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면서 "피해자는 뇌사의 가까운 상황으로 결과가 중하고 자녀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치상에 대해 인정된다면 모든 결과가 피고인에게 전가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고인은 널브러진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은 "생면부지의 사람도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면 119에 신고하는 게 인지상정이다"며 "피고인은 평소 갈등을 빚어온 피해자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방치한 것이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하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피고인 신문에서 A씨는 "아내가 술에 취해 쓰러진 것으로 알았다"며 "평소에도 음주로 갈등을 빚어와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2023년 5월 9일 오후 6시 12분쯤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 B씨를 방치해 중상을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테니스를 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아내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그대로 외출했다.

당시 B씨는 외상성 경막밑 출혈(뇌출혈)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었고, 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예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며 "아내하고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어서 그냥 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5월 15일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