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금리에도 돈 몰려”…안전자산 ‘역주행 흥행’
시중은행 정기예금, 한 달 보름 만에 22조원 ‘폭증’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뭉칫돈’이 다시 몰리고 있다.

한동안 2% 초반까지 떨어졌던 예금 금리가 최근 2%대 중후반으로 올라서자, 불안정한 투자 환경 속에 ‘안전한 수익’을 좇는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4대 은행 정기예금 760조 돌파…열흘만에 무려 11조원 증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9657억원(11일 기준)으로, 지난달 말 대비 11조275억원 늘었다.
10월 한 달간(11조1242억원) 증가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불과 열흘 만에 한 달치가 늘어난 셈이다.
결국 10월 이후 한 달하고 열흘 만에 4대 은행 예금 잔액이 22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 초중반 수준이던 예금금리가 최근 금융채 금리 상승에 따라 2%대 후반까지 오르면서 예금 상품 경쟁이 붙었다”며 “불확실한 경기 국면에서 ‘예테크족’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적금 상품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9월 말 38조2729억원이던 4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10월 말 38조5984억원, 11월 11일에는 39조원에 근접했다.
◆전문가들 “금리 상승기 속 ‘대기성 자금’ 이동”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뿐 아니라 ‘자동이체로 묶이는 적금’ 수요도 늘면서 중·장년층뿐 아닌 2030세대의 ‘소액 예치’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단순한 자금 이동이 아닌 시장 불확실성 속 단기 유동성 관리의 결과로 분석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이 예금 금리에 즉각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금리 변동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금금리 상승은 금융채 금리와 연동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이 없더라도 채권 금리 흐름에 따라 은행 간 금리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험 대신 ‘안정’ 택한 개인들…“단기 피난처, 장기 체류는 아닐 것”
소비자 심리 측면에서는 ‘예테크(예금+재테크)’ 열풍의 부활로 풀이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예금 금리가 2%대 후반까지 회복되자, 주식·부동산보다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며 “특히 20~30대의 단기 자금 운용 수요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체감 금리가 오르자 ‘잠자던 돈’을 깨워 예치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소액 예치와 단기 예금 가입이 함께 늘어나는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예금 쏠림이 ‘영구적 자금 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 자금이 단기적으로 예금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는 금리 변동 구간에서의 대기성 자금”이라며 “금리가 안정되면 다시 투자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금 선호 현상은 고금리 국면의 후반부에서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라며 “향후 금리가 안정되면 다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 고금리에 안주 말라”…리스크 경고도
전문가들은 ‘고금리 예금’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예금 금리가 높다고 장기 예치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하락 사이클이 시작되면 예금금리도 빠르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점검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기예금으로의 자금 쏠림은 단순한 금융상품 인기의 문제가 아니다.
금리·물가·투자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다시 ‘원금 보장’이라는 가장 단순한 안정을 선택하고 있다.
이번 흐름이 ‘금융시장의 장기 체질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금리 사이클 속 단기 현상’으로 그칠지는 향후 몇 달간 금리 방향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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