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고령화 등과 맞물려 고액자산가(High Net Worth·HNW) 계층 내 '부의 대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금융사의 차세대 HNW 고객 이탈 방지 및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8일 하나금융연구소의 '부의 대이동에 대응하는 금융회사의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HNW의 자산규모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부의 대이동(great wealth transfer)'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X세대, 밀레니얼, Z세대 등으로의 세대간 자산 이전이 확대돼고 있다.
국내에서도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맞물려 세대간 자산 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상속·증여세 신고세액은 약 11조2000으로 10년 전인 2013년 대비 241.7% 증가했다. 피상속인수도 2013년 대비 증가한 1만8282명 수준이다.
상속·증여 이후 타 금융기관으로의 고객 자산 이탈을 막기 위한 차세대 HNW와의 관계 구축이 금융사의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하지만 세대간 자산 이전 대응에도 차세대 HNW와의 관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Capgemini)의 서베이 결과 차세대 HNW 중 81% 이상이 상속·증여 후 1~2년 내 부모 세대가 이용하던 금융회사를 타 금융회사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변경 이유는 디지털 채널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 부족(46%), 대체투자 이용 불가(33%), 불충분한 부가 서비스(25%) 등이다. 반면 자산관리(WM) 임원 중 58%가 차세대 HNW와의 관계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차세대 HNW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서비스 차별화와 자문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부의 보존에 집중하는 베이비부머와 달리 사모, 가상자산 등 고성장 자산과 해외 등에 투자해 부를 확대하고자 하는 차세대 HNW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주윤신 연구위원은 "차세대 HNW는 디지털 채널 선호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웹사이트 활용과 비디오콜을 통한 자문가와의 상담을 선호한다"며 "금융사 자체로 로열티가 있던 이전 세대와 달리 젊은 HNW 계층은 자신의 금융 니즈를 이해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문가의 역량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 연구위원은 "자녀 세대가 선호하는 부동산 플랜, 컨시어지 등의 맞춤형 부가 서비스 제공과 함께 디지털 자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채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자문가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젊은 시대 고객의 특징을 고려해 자문가 역량 강화와 디지털 투자 확대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