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이어 기술 보호 강화
“기술 보호는 국가 경제·안보 핵심”
고려아연이 이차전지 원천기술인 전구체 생산 기술에 이어 안티모니 제련 기술과 아연 제련 독자 기술(Hematite 공법)의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을 추진한다. 고려아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두 건의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신청 대상은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Hematite) 제조 기술’과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이다. 두 기술은 각각 철과 안티모니 회수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독자적 공법이다. 산업부는 이번 신청에 대해 의견 수렴과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로, 이후 구리·니켈·코발트 등 다양한 금속 자원의 효율적 회수에 필수적이다.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은 기존 건식 제련 방식 대비 제조 원가를 40% 줄일 수 있으며, 대기오염 물질 배출도 감소시킨다. 안티모니는 방위산업과 첨단기술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으로,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전략 자원이다.
고려아연은 건의서를 통해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을 고려할 때 기술 유출은 국내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해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매각,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경우 반드시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해당 기술들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현재 MBK파트너스와 영풍과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추가로 이루어지면 매각 조건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 통제 속 고려아연의 전략적 역할 '주목'
중국은 최근 안티모니와 갈륨, 저마늄 등 희토류의 수출을 제한하며 자원 무기화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안티모니 수급과 관련해 고려아연의 생산 능력과 기술력이 중요한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헤마타이트 공법은 고려아연의 독자적인 아연 제련 기술로,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에너지 효율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략광물자원인 안티모니를 생산한다. 안티모니는 주로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로 사용되며, 섬유, 플라스틱, 전자기기 등의 불연성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내 연간 안티모니 수요는 약 4000톤으로, 이 중 60%를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나머지는 주로 중국에서 수입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안티모니를 전략광물로 지정하고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고려아연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고 국가 산업을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고려아연의 아연 제련 독자기술인 헤마타이트 공법은 기존 제련소에서 발생하던 잔재 적치에 따른 환경문제를 해결한 혁신적인 기술이다.
헤마타이트 공법은 고온(180~200도)과 고압(18barg) 조건에서 철을 잔사 형태로 분리하며, 1차 아연 회수율을 99%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불순물 제거율이 높아졌고, 아연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과 배출가스 감소 효과도 얻었다.
이 기술은 고려아연이 2015년 독자적으로 개발해 적용했으며, 2019년에는 아연 제련 공정을 헤마타이트 공법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현재 헤마타이트로 분리된 고품위 산화철은 시멘트 제조업체에 판매돼 추가 수익을 창출하며, 제련소의 잔재 적치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