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주도의 기존 조직문화로는 글로벌 상위 1%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인 저부터 변화하겠습니다.”

홍범식(사진)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 실리콘밸리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풍을 부모가 만들듯 조직문화는 경영진이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같은 회사와 경쟁하려면 직원과 공동체의 이득이 연계돼 조직의 힘이 응집돼야 한다”며 “CEO부터 ‘원 오브 뎀’이 돼 3년차 구성원의 말도 귀담아들으며 조직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략통’으로 불린다. 컨설팅펌 베인&컴퍼니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LG그룹 경영전략부문장을 맡았다. ‘야전’인 LG유플러스 대표직을 맡게된지는 갓 100일이 지났다.
그는 LG유플러스를 세상의 변화와 발 맞추는 ‘젊은 기업(Young Company)’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홍 대표는 “‘경영의 신’이라는 잭 웰치 전 CEO 회장은 세상의 변화보다 늦어도, 빨라도 기업이 망한다 했다”며 “인간과 달리 기업은 ‘장기’를 바꿔끼면서 영속할 수 있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했다.
홍 대표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과도 돈독한 관계다. 그는 “기업이 젊어지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노후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10대라면 대기업은 50대 ‘아저씨’다. 적어도 ‘소주 한 잔 같이 하고 싶은 아저씨’가 돼야 한다”며 “CEO인 내가 앞장서 끝임없이 스타트업과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번 출장길에서 구글과 인공지능(AI) 비서 ‘익시오(ixi-O)’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논의하고 엔비디아 GTC 2025를 참관했다. 그는 이달 초 MWC 2025에서 구글과의 엑시오 해외 진출 협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홍 대표는 “익시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구글측 조사에도 나타나고 있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보자는 논의를 나눴다”며 “LG AI 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도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와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GTC에 관해서는 “2만여 명이 2000달러 이상을 내고 엔비디아 ‘광고’를 보러 왔다. 제품이 좋으니 고객이 돈을 내고 찾아오는 것”이라며 “LG유플러스도 이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동시에 AI 선두 업체 중 한국 기업이 드물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극복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감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