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연간 약 700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131개 대학 데이터를 집계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AI 부정행위를 별도로 분류·관리한 사례만 포함된 수치로 전체 실태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가디언은 155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했으며 이 중 131개 대학이 회신한 자료를 종합한 결과 2023~2024학년도(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에 AI를 활용한 부정행위 적발 사례가 약 7000건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학생 1000명당 5.1건에 해당하며 2022~2023학년도의 1000명당 1.6건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5월까지의 통계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 현재 진행 중인 2024~2025학년도에는 대학생 1000명당 7.5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디언은 회신한 대학 중 27%가 AI 부정행위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해당 문제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인 표절 사례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널리 확산되기 전인 2019~2020학년도에는 대학생 1000명당 12.6건 수준으로 표절이 전체 학사 부정행위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필기시험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평가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표절도 함께 증가해 20202021학년도에는 1000명당 18.1건, 2021~2022학년도에는 21.7건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2022~2023학년도 19.0건, 2023~2024학년도에는 15.2건으로 줄었다.
올해 5월까지 추세를 반영한 예측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에는 표절 적발 건수가 대학생 1000명당 8.5건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레딩대 연구진은 지난해 자체 평가 시스템을 실험한 결과 AI가 생성한 과제를 제출했을 때 들키지 않을 확률이 94%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의 공저자인 레딩대 심리학과 피터 스카프 부교수는 “적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AI 탐지는 표절과 다르다. 표절 적발은 대상이 된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지만 AI 탐지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학문윤리 연구원 토머스 랭캐스터 박사는 “결과물을 편집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학생이 AI를 잘 사용하면 AI의 오용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그럼에도 이러한 도구들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