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F? SCPA? 글로벌사우스?…통상로드맵 다시읽기

2024-09-16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Trade and Investment Promotion Framework)와 공급망협력협정(SCPA·Supply Chain Partnership Arrangement),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

지난달 22일 베일을 벗은 윤석열 정부의 통상정책 로드맵에는 아직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외교통상 용어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지난 2년간 통상정책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담다보니 새로운 개념들을 끌어올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통상정책 로드맵을 다시 읽으면서 알기 쉬운 말로 재정리해봤습니다.

우선 TIPF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인 관세양허(讓許·축소 또는 철폐)를 배제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입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국회 비준동의도 필요 없습니다. 윤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개념의 통상협력체계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지난달 파라과이까지 정부가 체결한 TIPF는 총 24건에 달합니다. TIPF는 △FTA로 가는 징검다리 △맞춤형 협력 체계 구축 △경제협력 채널 복원·강화 등의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추석 연휴 직후인 19~22일 이뤄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Official Visit)을 계기로 한국이 체코와 25번째 TIPF를 체결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SCPA는 통상정책 로드맵을 통해 정부 문서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직 외교통상 관료들조차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했습니다. 신속한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양자 파트너십입니다. 교역 및 산업구조, 투자 환경 등을 고려해 맞춤형 공급망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게 목적입니다. 공급망 교란에 대비해 준비·복원·복구 등 3대 협력 의무를 규정하고 핫라인 구축과 취약 품목에 대한 통관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뼈대입니다. 정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협정과 같은 다자간 협약과 함께 연내 양자 공급망 협정을 성사시켜 다층적인 공급망 구조를 만들 방침입니다. 올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5~6개국으로 체결국을 점진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싱가포르와는 다음 달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전후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글로벌 사우스입니다. 글로벌 사우스는 아세안,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 등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용어로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사우스는 전세계 인구의 약 62.8%,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4%를 차지합니다. 일본이 올해 발간 76회 차를 맞이한 통상백서에 최초로 경제 분석을 위한 세션을 신설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가 역대 최초로 개최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와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등 다자플랫폼을 활용한 경제·산업 협력도 강화합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전세계적으로 통상질서가 재편되고 있는데 한국의 잠재력도 일정 부분 고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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