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전년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스마트폰 부품사들이 자동차나 반도체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쌓아온 센서 기술을 강점으로 앞세워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서 신(新)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행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부품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파트론(091700)은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모바일 부품의 매출 비중을 2023년 기준 약 50%에서 2028년 30%로 축소하는 사업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신 전장용 부품과 반도체 패키징 관련 센서 부품 비중을 각각 30%, 25%로 확대할 방침이다. 1조 원대의 연 매출을 2028년 2조2000억 원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서 파트론의 경쟁사인 엠씨넥스(097520)는 전장용 반도체 및 2차전지 관련 부품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모바일 부문 외 분야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는 최근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반도체 패키징 △전장 사업 육성 등을 신 사업으로 제시했다.
2차전지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스마트폰 부품사도 있다. 캠시스(050110)는 배터리 진단 사업을 키우기 위해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해외 완성차 업체와 초음파 기반 배터리 진단 기술에 대한 국내외 공동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의 핵심은 초음파 분석을 통한 중고 배터리의 잔존수명과 잔존가치 판단 기술로 전압이나 전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계산값을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정확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부품 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분주한 것은 본업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2390만대로 전년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성장률 전망치인 4.9%보다 소폭 꺾인 것이다. 반면 신 사업으로 주목받는 전장용 카메라 시장은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을 발판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가 점쳐진다. 해외 시장조사기관 콘세직비즈니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31억 달러(약 4조5600억 원)에서 2030년 85억 달러로 연 평균 13.8%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했으며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부품사가 신성장 분야에 주력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