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투입'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지역은 '우려'

2024-10-09

<앵커>

정부가 3년 동안 10조원을 투입해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환자 중심 병원으로 바꾸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병원들도 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사업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보 람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의 핵심은 중증진료 중심으로 병원을 바꾼다는 겁니다.

일반 병상을 줄이고, 현재 50%인 중증진료 비중을 70%로 늘린다는건데, 이를 위해 중증수술 800여개의 수가도 올립니다.

또 전공의 의존도를 기존 40%에서 20%로 낮춰, 전문의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한단 계획입니다.

이곳 부산대병원을 포함해 부산,경남 지역 상급종합병원 7곳 모두 사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사업이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점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선 사실상 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역 의료계는 사업 현실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합니다.

중증진료 확대로 필요한 PA나 간호인력이 늘어나면 지역 인력이 수도권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전문 질환이니까 간호사 비중이 높아져야 할 것 아닙니까? PA(전담)간호사도 많이 늘려야 하지 않습니까? 전공의 대신에? 그러니까 간호사가 모자랄거죠. 결국은 간호사들의 연쇄적인 이동이 일어날 거에요. 서울 쪽에서 채용을 하게 되면 많이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경력자 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지역 의료가 훨씬 힘들어질 것 같아요."}

이미 부족한 지역 필수의료 전문의가 전공의 이탈로 채용이 더 어려워진 만큼, 전문의 중심의 지역 필수의료 체계가 가능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대학원 시스템하고 똑같거든요. 석사, 박사를 길러야 학문의 발전이 있잖아요. 대학병원 입장으로 보면 전공의가 있어야죠. 의대 졸업생들이 다 감기환자 치료만 한다고 하면 발전이 없잖아요. 중증이라든지 난치성(질환)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앞으로 치료하기 힘들어지겠죠."}

1,2차 병원의 경증수술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임현수/부산시의사회 공보이사(흉부외과 전문의)/"의료소송의 남발이 사실은 1차 의료기관, 2차 의료기관에서 (경증수술을) 기피하게 되는 요인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경증수술을 기피할 수밖에 없게 되거든요. 결국에 여기에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로 한 것이고..."}

또 상급종합병원의 인력과 병실구조를 바꾸는 데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미 적자가 누적된 지역 병원들의 재정 압박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NN 황보 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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