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표 상장사들이 미국의 '관세폭탄' 여파로 급락한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200억위안(약 3조9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영 석유·가스 기업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가전업체 메이디(美的·Midea), 배터리 제조사 CATL(닝더스다이) 등 100여개 상장사가 이번 주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CATL은 지난 7일 최대 80억위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페트로차이나는 8일 최대 56억위안을 들여 지배주주 지분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중국해양석유(CNOOC)는 49억위안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메이디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30억위안을 확보했다.
SCMP에 따르면 이들 100여개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총 200억위안 이상이다.
이번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은 앞서 중국 국부펀드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를 늘리겠다고 밝힌 데 뒤이은 조치다. 중국 국유 투자사인 중국청퉁그룹과 중국궈신은 지난 8일 총 1000억위안을 투입해 ETF와 국유기업 주식 보유를 확대한다고 했다.
중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으로 7일 급락했지만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미국이 발표한 상호관세 90일 유예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과 함께 재정·통화정책 완화와 경기부양책이 증시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타이증권 쉬츠 애널리스트는 "패닉 확산을 막고 시장 혼란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며 "단기 변동성 억제 외에도 거대 상장사들은 자사 사업에 대한 공황을 가라앉히기 위해 향후 실적에 자신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SCMP에 밝혔다.
애버딘 인베스트먼츠 레이 샤르마-옹은 중국 정부의 추가 대책과 관련해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재개 등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 안정화 기금 증액과 출산·아동 보조금 같은 추가 소비 진작책도 예상된다"고 말했다.